화 인 火印

기어이 데고 말았다

불덩이를 꺼내

가슴에 넣었다

살이 타는 냄새를 싸안고 울었다

영광에서 낳고 아직 영광에서 사는 장진기 시인이 새로운 시집 ‘화인(火印)’을 펴냈다. 지난해 초겨울 무렵엔가 조악한 공책 같은 시집 ‘눈길 상사화’를 낸지 얼마나 됐다고 또 시집을 냈다. 시인은 진짜 시인인가 보다. 이번엔 나라 안에서 일정 수준이 아니면 출판을 해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나남’에서 출판했다. 장진기가 그래도 ‘알아주는’ 시인 이라는 증표다.

‘화인’은 200페이지에 달한다. 이쁘게 나왔다. 시인은 모교인 고려대 철학과 교수던 윤사순 박사의 권유로 ‘화인’을 냈다고 한다. 윤 교수 등 내로라는 선배 학자들이 출판기념회도 하라고 한다면서 출판기념회를 구상중이다. 5월 어느 좋은날 제법 거창한 출판기념회를 할 것 같다.

시인은 ‘고독과의 돈행, 情炎(정염)의 神話(신화)라는 제목으로 스스로 ’화인‘을 해설하고 있다. 마치 사비 연필로 끅꾹 눌러 쓴 것 같은 글에는 우리의 과거가 묻어있다. 어려운 시절 이에 물려 북북 긁어대는 삶 속에서도 시심을 키워낸 시인의 불같은 정열과 고독이 보인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