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단위농협 조합장. 연봉 최소 7천만 원에서 1억 기천만 원 사이. 여기에 판공비가 만만찮다. 지역 최상위급 유지로 예우 받는 것은 ‘보너스’다. 선거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선거 비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는 ‘가문의 영광’이랄 정도로 명예로운 ‘벼슬’이다.

이 ‘벼슬’을 스스로 차버린 사람. 영광 군남단위농협 정 성진 조합장(63)이다. 지난 3월 선출됐다. 그리고 9개월 만에 염산 단위농협과의 합병을 성사 시켰다. 내년 3월이면 ‘조합장님’은 실업자가 된다. 스스로 자기 자기 자리를 걷어찼다. 현 상태의 조합 운영은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남들은 차지하지 못해 안달인 자리를 스스로 걷어 낸 정 성진 조합장을 만났다.

▲제 발로 제 자리를 걷어 찬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이대로 계속 갈 수 수도 있다.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찾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영광은 2개의 단위조합으로 운영되는 것이 이상적이라 생각해왔다. 염산과 합병, 명칭을서영광 조합으로 바꾼 것도 머잖은 장래에 2개의 농협 시대가 올 것에 대비한 명칭이다.

▲사전에 내부 조율이나 설득 과정은 있었는가. 개인적으로는 가족들의 반대도 심했을텐데.

여러 사람이 모여 토론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해를 구했다. 1100여 명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에 특별히 반대하는 분은 없었다. 가족들을 설득 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합병후 절차는?

기존 군남 조합은 서영광농협 지소로 운영된다. 42년 역사의 군남단위조합은 서영광단위조합으로 새 역사를 시작한다. 직원들은 계속 근무하고 조합장은 퇴직한다.

▲평생을 농협인으로 살다 떠나게 돼 섭섭하지는 않은가? 향후 계획은?

섭섭하지만 농협 발전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을 안고 가겠다. 자연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땅과 더불어 살겠다는 얘기다. <조철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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