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정 변호사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 보호를 위한 법률을 살펴보고자 한다.

장애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의료적 관점에서는 정상/비정상 이분법을 전제로 인식한다. 1970년대 중반에 영국 장애인공동체가 정의한 장애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사회 조직이 신체적 손상을 가진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고려하여 이로 인해 이들이 사회생활의 주류에 참여하지 못하게 배제함으로써 초래된 불이익’ 즉, 장애인이 버스를 타고 일터에 갈 수 없는 것은 장애인의 필요를 고려하지 않고 대중교통과 건축시설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사회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에서 장애인을 규정하고 있는데 장애등급판정제도에 의존하고 있어서 의료적 평가를 기반으로 장애를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신체적, 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사회적 요인이 추가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 장애인 보호를 위한 법률이 다음과 같이 제정되어 있다.

- 발달장애인법은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설치 근거를 두어 발달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를 위하여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복지지원 정보를 제공하며, 학대 또는 유기 등 범죄에 대하여 현장조사를 하거나 보호조치 등 권리구제를 담당한다.

-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설치하여 장애인학대에 관한 신고체계를 구축하여 피해장애인 보호 및 치료 등을 지원한다.

-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 등에 차별행위를 금지하고 차별행위에 대한 차별시정기구 운영, 구제수단을 규정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차별금지 부분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타 수범자들에게 의무를 부과하므로 이러한 의무 위반은 민법상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한다. 하지만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가해행위 사실,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 손해액 입증 등 피해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고의,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전환하고, 손해액 입증의 정도를 완화하며, 위법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도 배분하고 있다. 또한 차별을 당한 피해자는 차별을 소명하여 차별행위의 중지 등 그 밖의 적절한 임시조치(가구제)를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 장애인차별금지법 관련 최근 판결례를 살펴보자.

A는 B대학에 입사하여 사무직으로 근무해오고 있었다. A는 대학의 비리에 관하여 고소를 하였는데,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A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었다. 그러던 중 A는 교통사고로 불완전 사지마비 등의 상해를 입게되었다. B대학에서는 직권면직을 하였다. 이후 직권면직 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C대학으로 복직하였다. A는 임면의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A가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아 학사지원처장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A를 임면 대상자에서 제외하였다.

재판부는 보직 임면 대상자 제외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였고,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적극적 조치로서 직책의 후임자 심사 대상에 포함할 것을 판시하였다.

양승정 변호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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