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우파, 진보는 좌파라고들 합니다. 프랑스 대혁명 후 체제를 바꾸려는 공화파는 국민의회의 왼쪽, 기존의 왕정을 유지하려는 왕당파는 오른 쪽에 선 데서 유래 합니다.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우파는 보수, 좌파는 진보를 의미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우파는 모두 독재정권이었습니다. 민주화 세력은 당연히 좌파가 됐습니다. 거기까지는 시비 꺼리가 되지 않습니다. 독재 세력은 좌파에 ‘친북’ 혹은 ‘종북’을 덧칠했습니다. 툭하면 간첩으로 몰기도 했습니다. 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그 덫에 걸려 곤욕을 치렀습니다. 목숨을 잃기도 했지요.

지금도 우파는 좌파에 대해 툭하면 ‘친북’이나 '종북' 딱지를 붙입니다. 색깔론입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에게 ‘종북’이니 ‘친북’이니 하는 색깔을 칠하려는 시도가 엿보였습니다. 좌파를 국민과 멀어지게 하는 데 이보다 더 효과적인 말이 없다는 판단이었겠지요. 하지만 우파 정권의 무능과 부패는 ‘약발’이 듣지 않았습니다. ‘친북’이나 ‘종북’이라는 ‘딱지’는 독재의 명분이며 무기로서의 수명을 다한 것입니다.

우리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거치면서 민주화가 완성 단계에 까지 왔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민주화의 후퇴를 우려했습니다. 아니랄까 박근혜 정권은 유신시대를 방불케 하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사필귀정. 탄핵 당했습니다. 그 후임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색깔론이란 재래식 무기는 죽지도 않고 또 왔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돼 박근혜를 석방 시키겠다고 큰소리 쳤습니다. 제법 효과가 있었습니다.

타락한 국정 농단을 빚은 정권의 후예들이 또다시 정권을 잡는다면 그 나라는 민주주의를 포기한 나라, 국민입니다. 다행히 진보 좌파로 분류되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우리는 모두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니, 기대 해야 합니다. 그리고 눈 부릅뜨고 국정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간 정치권은 ‘그들만의 리그’를 펼쳤습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치인들을 위한 정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믿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대한민국의 시계를 ‘유신’ 시대로 되돌렸습니다. 다시 민주주의 대한민국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좌고우면 할 여유가 없습니다. 국정을 바로 세워 내우회환을 치료해야 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과 국민이 힘을 합해야 합니다. 권력 다툼으로 세월을 보내서는 나라가, 국민이 망합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치길 주저하지 않아 박정희 정권의 핍박을 받은 고 리영희 선생의 말씀입니다. 보수만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진보만 있으면 불안하니 조화가 필요하다는 통찰입니다.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에게 충고합니다. 진정한 보수가 되십시오. 당신들은 ‘박정희 주의자’가 아닌지 되돌아보십시오. 그리고 진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십시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