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은 파티쉬에 입니다.”

“제 꿈은 쇼콜라티에 입니다.”

또박 또박 자신감 있게 자신의 꿈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우리 반 아이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3학년 아이들의 꿈 발표시간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꿈들이다. 아이들의 꿈 발표를 들으며 가만히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본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어렸을 적 꿈은 만화 가게 주인이었다. 만화를 너무나 좋아해서 하루라도 만화를 읽지 않으면 눈에 가시가 돋을 만큼 만화를 좋아했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껏 만화를 볼 수 있는 만화방 주인이라는 직업을 동경했었나 보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만화를 보기위해 부모님 돈을 슬쩍 하다 걸려서 죽지 않을 만큼 맞았던 기억도 있다.

물론 만화방 주인이 되지 못하고 교사가 되었지만 나의 끝없는 상상력의 원천은 어렸을 적 보았던 만화 속에서였던 것 같기도 하다. 어렸을 적 내 꿈이 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엮어 갔다면 지금 우리 학교 아이들 꿈과 끼는 학교 안에서 영글어간다.

매주 금요일 우리 학교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시간을 갖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생회에 신청을 하고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 구분 없이 신청순서대로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와 개그 등 각종 개인기를 엿보인다. 다소 서툴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지만 공연을 하는 아이들이나 관람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하다.

격려의 박수도 아낌없이 보낸다. 무대를 내려가는 상기된 아이들이 표정이 풋사과처럼 상큼하다. 100년의 역사에 빛나는 우리 학교의 교정은 전국의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이 아름답다. 그중 봄에 팝콘처럼 팡팡 피어나는 벚꽃은 더할 나위가 없다. 벚꽃이 가장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날 우리 법성포 아이들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벚꽃을 즐긴다. 학급별로 자신의 꿈을 발표하기도 하고 꿈 풍선을 만들어 장식하기도 한다.

그 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봄 관련 음식 만들기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화전 부치기, 샌드위치나 김밥으로 도시락 만들기, 꽃을 넣어 만드는 샌드위치는 맛있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날 아침 우리 반 어떤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오늘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에요.”

이렇게 행복한 아이들의 꿈과 끼가 영글어가는 우리 학교, 법성포초등학교 아이들은 오늘도 행복한 꿈을 향해 나아간다.

설선미 법성포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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