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가 너무 짧다. 하나 사야겠다.” “요즘은 이게 유행이래.” 남편 출근길을 배웅하는 금슬 좋은 부부의 모습이다. 이사 가면서 이웃과 헤어지기 싫어 눈시울을 적신다. 우리 동네 모습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국민에게 보인 모습이다. 국민 모두가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라가 ‘나라 다운 나라’다.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지켜보는 국민들을 실망 시키지 않았다. 준비하고 연습까지 한 것처럼 시원시원 하다.

대로에 차를 세우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골목길 이웃들과 셀카를 찍었다. 참모들과 함께 점심 후 커피 들고 담소를 나눴다. 혼자 옷을 벗어 의자에 걸었다. 직접 인사 발표를 하고 그 이유를 명쾌하게 밝혔다. 참모들, 기자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하며 산행을 했다. 구중궁궐에서 군림한 전임 대통령과 정반대다.

대통령의 공항공사 방문 모습은 화룡점정이었다. 비정규직들과 대화하고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공항공사 사장이 즉석에서 1만여 명 전원의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이 장면은 감동이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충격과 감동이 밀려왔다. 이 나라에 ‘비정규직’은 없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대통령의 행보는 대한민국에 보내는 ‘메시지’였다. 공개하고 소통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가자는.

나라다운 나라를 보았다.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보았다. 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인수위 없이 즉시 취임하는 만큼 초기엔 다소 혼란스럽지 않을까 걱정했다. 기우였다. 인수위 기간을 거친 대통령들보다 ‘진도’가 잘 나가고 있다. 세월호‧우병우‧정윤회 문건 등 국민이 궁금해 하는 사안들을 명쾌하게 밝히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국정 교과서도 백지화 했다. 정부 조직은 아직 손도 대지 못했다. 그러대도 국정이 안정된 것 같은 느낌이다.

내일은 5‧18민주화 운동 기념일이다. 대통령은 첫 공식일정으로 기념식에 참석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다. 전 정권들이 결사적으로 막은 것을 문 대통령이 시원하게 텄다. 유세중에도 몇 번 청중들과 제창했다. 대통령과 광주가 진정어린 가슴으로 뜨겁게 손을 맞잡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말할 것이다. 아니, 말해야 한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고.

반문 정서가 깊었다. 총선에서 외면당했다. 광주를 넘지 못하면 희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촛불 민심으로 많이 희석됐다. 하지만 선거 중반까지 호남은 문재인 받아들이기를 망설였다. 1주일 남기고서야 받아들였다. 안철수를 외치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대세는 문재인으로 기울었다. 낮은 자세로 호남에 공을 들인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공도 크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5‧18 광주정신을 헙법 전문에 넣겠다는 약속은 광주 민심을 바꾸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은 지킬 의지가 분명하다. 보훈처장이던 박승춘의 얼굴을 보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언론은 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 하는 것이 좋다. 정권이 아무리 잘해도 언론은 늘 비판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더 좋은 정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 듣기 좋은 말만 하려니 쑥스럽다, 욕을 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인해 답답하던 가슴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시원하게 해주니. 우리 영광 출신 이낙연 전남지사를 총리로 발탁하기 까지 했다. 문 대통령에게 박수와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용서하시라. 못한 것은 못한다고 하겠다. 약속드린다.

일자리를 비롯한 청년 실업‧국민통합‧외교‧안보‧북핵‧싸드 등 문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다. 정권의 능력만으로는 풀 수 없다.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한다. IMF 때처럼. 이 어려움도 모두 우리의 것이기에 소중하다. 꼭 껴안고 해결해야 한다. 더 좋은 나라, 더 성숙한 사회로 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헬 조선” “이게 나라냐”는 한탄이 “이게 나라다”는 감격으로 바뀔 날을 기대한다. 대통령 문재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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