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저수지&#8231;…바닥을 드러낸 두우 저수지에는 물 대신 먼지가 날린다. 한 바가지의 물이라도 얻기 위해 저수지 바닥에 관정을 팠지만 물줄기는 시원치 않다. <유창수 기자>

불볕 들녁…“비 안오면 포기해야지라우”

밭이 매말라 모종을 제때 옮겨 심지 못하고 있다. 모내기 조차 못한 논이 아직 많다. 염산면 두우리. 해변이라 해도 농경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 농경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논‧밭에 가장 많은 물이 필요한데 물이 없다.

농경지의 크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것 같은 저수지는 그나마 말라 붙었다. 쩍쩍 갈라졌다. 먼지가 날릴 정도다. 저수지에 관정을 파 조금씩 나오는 물로 버티느라 안간힘을 쓴다.

“언제까지 버틸랑가 모르겄오. 아직 논에 물이 그렇게 많이 대는 시기가 아닝께 버티고는 있소마는 이렇게 비가 안 오면 올 농사는 포기해야지라우” 양수기 호스에서 힘없이 나오는 물줄기를 바라보는 농부의 타들어가는 가슴이 보인다. “관정을 파도 물이 안 나와 포기헌디도 많지라우.” 담뱃불을 붙여 물고 털석 주저앉는 농부의 검게 탄 얼굴의 주름살이 유난히 깊다.

극심한 가뭄은 영광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태울 기세다. 한국농어촌공사와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현재 전국 저수율은 59.5%로 평년(72.5%)보다 턱없이 낮다. 기본적으로 강수량 자체가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두우저수지와 당두저수지는 저수율은 이미 0%다. 불갑저수지 등 영광군 전체 주요 저수지 저수율도 45%를 밑돈다. 모내기를 하더라도 물을 제때 공급을 못하는 논이 속출하고 밭작물도 속수무책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마른장마만 예보되고 있어 언제쯤 충분한 비가 내릴 것인가는 가늠조차 못하고 있다.

염산면 두우리 김모 씨(65)는 “물이 없어 해마다 홍역을 치르는 현실을 고려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숨을 쉰다.

쌀값이 너무 떨어져 걱정, 쌀 수매에 내지 못해 걱정, 수발아로 또 한번 걱정, 우선수매차액 환수조치로 한숨을 쉬던 농심은 이제 그 농사마저 제대로 짓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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