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농축산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동시 다발적이고 광범위하게 추진된 FTA 때문에 국내의 농업 생산기반이 크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분위기다.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한국 농촌경제 연구원이 작성한 ‘FTA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자료를 보자. 올해 3월까지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국가로부터 수입된 농축산물은 71억 7천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억 1천만 달러 보다 17.2%가 증가했다. 반면에 우리나라가 FTA체결국에 수출한 국내산 농축산물은 9억 4천만달러에 불과한 결과로 나타났다.

그나마 라면‧담배‧판지(종이)‧돌제품‧맥주등 농업과는 실질적으로 연관성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주요 수출품목이어서 매우 제한적인 상황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수입은 미국산 쇠고기를 비롯해 돼지고기와 닭고기‧포도‧키위‧체리‧밀‧옥수수‧대두‧감자‧고구마‧양파‧마늘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국내산 농축산물과 직·간접적으로 경합하는 품목이 무절제하게 수입되면서 국내 농업 생산기반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 우리 농민이나 축산인들이 사실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식생활의 변화로 1인당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 비해 41만톤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하는 외국산 쌀 때문에 수급균형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쌀값 폭락사태는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봇물터진 쇠고기와 돼지고기등 외국산 축산물 수입 때문에 국내 축산물 자급률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미국과 칠레등에서 수입되는 오렌지‧포도‧체리등의 과일은 딸기와 수박등 국내산 제철과일 소비를 위축시킬 정도로 위협적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미국‧유럽연합‧중국등 강대국과의 FTA협상과정에서 먼저 대책을 마련하고 개방할 것을 요구한 농업계의 끈질긴 목소리를 끝내 외면했다. FTA협상을 마무리하고 나서야 자유무역협정 피해보전 직불제등을 보완대책으로 내놓았지만 국내 농업을 보호 장치로서의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초식량을 자급하는 주요 선진국들의 보호무역 움직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증가하는 외국산 농축산물 수입으로 위협받는 국내 농업생산 기반을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국가차원에서도 큰 위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농축산업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는 일은 정말 미룰 수 없는 국정과제다..

<홍농읍지 편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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