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인류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자는 범지구적 다자간 국제협정이었기에 가입 국들의 충격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맺은 국제협약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195개 국가가 서명했다. 지구촌 공통의 과제인 온난화라는 환경 위기에 함께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협약으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2도 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협약을 맺을 당시 개발도상국들의 반발도 극심했다.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개도국들의 입장에선 선진국들이 자신들이 오른 사다리를 치워버리는 행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후협약의 이런 측면을 두고 볼 때 세계 최상위의 경제발전을 이룬 미국이 협약을 탈퇴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기후협약 주최국중의 하나인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트럼프의 결정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지구라는 행성이 두 개일 수 없듯이 미국이 새로운 협약을 요구하는 것 또한 성립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내 여론도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는다. 미국 첨단산업의 핵심기지인 실리콘 벨리 출신으로 유일하게 트럼프의 경제자문 역할을 했던 테슬라 그룹의 CEO 머스크도 자문역을 그만두겠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태양광, 전기 자동차 사업 등 미래 에너지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쏟고 있는 테슬라 입장에선 트럼프의 결정에 강력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탄핵이 거론되는 등 최근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트럼프가 도박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의 상식 밖 일탈이 북핵을 빌미로 우리의 운명이 걸린 한반도로 옮겨 붙지 않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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