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법성 출신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이라는 총리직에 올랐습니다. 우리 영광으로서는 참으로 큰 경사입니다. 장관에 오른 분은 두 분 있습니다. 법성 출신 박경원 전 내무부 장관과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조기상 장관이지요. 장관은 국정의 한 분야의 책임자로서 보통 사람들은 얼굴 한 번 보기도 어렵습니다. 하물며 대통령 바로 아래인 총리는 얼마나 보기 어렵겠습니까.

총리 이낙연은 우리 영광 출신인데다 법성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국회의원을 4선이나 했기에 얼굴이 익숙합니다. 전남 도지사를 우리 영광 사람이 했다는 사실도 자랑스러운데 총리까지 됐으니 뿌듯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1개월쯤 전에 총리직을 제안했다는 후문입니다. 당선 다음 날 총리로 지명한 것으로 미뤄 이 총리는 어느 정도 예상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양반, 이 총리는 “총리 내정설이 있는데…” 라는 질문에 “다음 도지사 선거만 생각할 뿐 총리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누가 어디로 간다드라” 하는 소문이 나면 그 자리로 못 가는 것이 인사입니다. 도지사 이낙연의 “할 말이 없다”는 답변은 그래서 부정이 아니라 긍정이었던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발표하기 훨씬 전부터 ‘이낙연 총리’카드를 뽑아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당선 다음날 총리 지명을 단행한 것으로 미뤄 틀림없습니다. 이 총리는 담양의 이한기, 장성의 김황식에 이어 세 번 째 전남 출신 총리가 됐습니다.

총리 내정 발표가 나자 영광은 곳곳에 수많은 축하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화제는 온통 ‘총리’였지요. 이제 ‘지명’이 ‘취임’으로 바뀐 현수막들이 거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물론 축하해야지요. 하지만 걱정도 있습니다. ‘무난한 총리’가 아니라 ‘성공한 총리’라는 평을 받아야 한다는 어쭙잖은 걱정이지요.

역대 총리 가운데 존재감이 드러나는 총리는 많지 않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고건‧이해찬 총리가 소위 ‘실세’총리로 기억될 뿐입니다. 국민들에게 총리란 총리가 헌법상 있어야 하기 때문에 존재할 뿐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저는 이 총리가 지위만 높은 총리로 기억하기가 싫습니다. ‘실세’총리, 그것도 ‘유능한’ 이라는 수식어가 있는 총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영광 사람 모두의 기대일 터이지요.

조선 시대의 대다수 영의정들도 벼슬만 높았지 실권은 없었답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건과 이해찬 총리를 ‘실세’로 만든 경험을 했습니다. 부디 이 총리를 ‘총리다운 총리’가 되도록 ‘멍석’을 깔아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호남 총리’라는 명분 때문에 총리가 된 것이 아니고 ‘인재’이기 때문에 기용된 것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어쨌든 이 총리를 기용한 문 대통령이 고맙습니다.

이낙연 총리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총리가 되길 빕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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