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지난 9일 강원도 인제에서 주민 신고로 발견한 북한 무인기 (사진=합참)

지난 9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경북 성주골프장의 고고도미사일방(THAADㆍ사드) 체계 기지를 촬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무인기는 군사분계선(DMZ)을 넘어 270㎞ 남쪽 경북 상주까지 날아간 뒤 북한으로 되돌아가던 중 추락했다.

 

특히, 군 당국은 지난 9일 주민이 신고할 때까지 이 무인기의 존재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방공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12일 “무인기에 장착한 일제 소니 카메라를 분석한 결과 사진 수백 장 중 10여 장이 사드 기지를 촬영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발견 당시 카메라의 64GB 메모리는 초기화된 상태였으나 복원을 통해 현재 분석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무인기는 지난 9일 오전 11시쯤 강원도 인제군 남면 관대리 군축교 인근 야산에서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신고 주민은 지난 8일 오전 무인기를 발견했으나 하루 지나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무인기는 경북 성주 북쪽 인근 지역에서부터 사진 촬영을 시작한 뒤 사드 기지 남쪽 인근에서 다시 기수를 되돌려 북상하면서 촬영을 이어갔다. 북한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의 해상도는 인터넷 지도 사이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었다. 또 복원한 사진 수백 장 중 대부분은 임야와 민간지역이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지난 2014년 3월 서해 백령도에서 발견한 무인기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크기가 좀더 컸다”며 “또 엔진이 트윈(쌍발)이었고 GPS 장치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의 무인기가 남측 상공을 깊숙이 휘젓고 다니면서 정찰활동을 했는데 군 당국이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군은 북한 무인기 탐지를 위해 차세대 국지방공 레이더를 개발했지만 아직 양산이 되지 않는 상태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은 모두 300여 대가 넘는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지만 소형 무인기는 탐지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