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백수 해안도로의 바다에 면한 지역에 신축 건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카드레일이 뜯기고 파헤쳐진 공사장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공사 는 7년째 계속되고 있다. 더욱 이 건물을 짓기 위해 해안선에 콘크리트 옹벽 등이 들어섰다. 무질서 하고 보기 흉한 현재의 모습은 물론 건물이 들어서 관광객들의 시야를 가려 해안도로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 우려된다.

바다에 접한 해안도로변을 보존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관광자원으로서 해안도로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일 것이다. 현재 지어진 건축물들은 건축 행위 제한 법령이 시행된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것이어서 어떤 규제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제한 법령이 시행되기 전에 허가를 신청, 법안 효력이 발생 2개월 후 건축을 허가한 영광군의 행정은 찬성할 수 없다. 관광산업 진흥에 역행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광군은 법이 바뀌기 전 신청했기 때문에 허가를 내주었을 것이라고 한다. 매수를 시도했으나 가격차가 커 실패했다고 한다. 현재 군정 담당자들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없다는 말로 들린다. 무책임하고 사명감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매수해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3년 정도나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최소한 회색 콘크리트 옹벽이 해안선에 들어서는 것은 막았어야 한다.

건축 허가 신청과 개발제한법 시행 시점으로 미뤄 당시 공직자들은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고민이나 사명감을 찾아볼 수 없다. 허가하지 않겠다는 소신이 있을 경우 행정소송에 패한 사안에 대해서도 허가하지 않을 구실을 찾으며 허가 하지 않는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가격차가 커 매수에 실패 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영광군이 무엇이 중한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 해안도로의 가치를 훼손하는 건축 행위 정도는 막았어야 했다.

백수해안도로는 국내 ‘아름다운 길 100선’중 아홉 번째다. 영광군은 홍농에서 염산까지의 칠산바다를 끼고 도는 해안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안도로의 연장으로 더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한치의 소홀함도 없는 진행을 주문한다. 특히 해안선을 가리는 건축물이나 회색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는 일은 없어야겠다. 아직 기반 조성중인 건축물도 개인의 재산권을 보상하고 매수해야 한다. 콘크리트 옹벽만이라도 철거돼야 한다.

개인의 권리와 이익은 소중하다. 공공의 권리와 이익은 더욱 소중하다. 책임 있고 사명감 있는 행정을 주문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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