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고 노련해졌지만 여전히 ‘좋은 사람’

듣지도, 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다. ‘좋은 사람’ 이라는 선거 구호는. 능력 있다느니, 하다못해 ‘머슴’을 내세운 경우는 많이 보았다. 모르는 사람, 그러니까 타 지역 사람들이 보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내세울게 되게 없는 사람’ 이라고 생각 했을 것이 틀림없다.

‘좋은 사람’은 그를 당선 시켰다. 김 준성 영광군수다. 2014년 민선 6대 군수로 당선된 김 군수는 그만큼 좋은 사람이다. 다투는 모습도, 화내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 욕심 부리는 모습도 못 봤다. 20대부터 지역에서 사업을 했다. 돈 벌려는 사업가가 욕심이 없겠는가. 그도 사람인데 화도 났을 터다. 한바탕 따지며 싸우고 싶은 충동 또한 없었겠는가. 없었다면 우리가 듣기는 했어도 만나지는 못한 ‘성인’이다.

남을 배려하는 심성을 타고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김 군수는 학문이나 종교 생활로 심성을 갈고 닦은 사람은 아니다. 영광에서 태어나 영광에서 줄곧 영광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잘 안다. 그가 ‘좋은 사람’인 것을. ‘전문가’라고 할 참모 한 명도 없었다. 그래도 ‘좋은 사람’은 군민에게 먹혔다. 좋지 않다거나, 거짓‧과장이라고 핀잔 하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

김 군수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것이 그의 최대 강점이다. 학력‧경력‧경제력‧나이 등 모든 면에서 불리했다. 유복자로 태어나 부모의 후광도 없다. 있다면 김해 김(金)씨 성을 타고난 것 뿐이다.

취임 3년차를 맞는 김 준성 군수를 만났다.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며 지켜보는 군민들을 대신해 직격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좋은 사람’ 김 준성이 그간 상당히 세련되고 노련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기 출마 여부는 묻지 않았다. 당연히 출마할 것이기 때문에.

-3차년도를 맞았다. 꼭 해내고 싶거나 애착이 가는 사업이 있는가.

“불갑산 일대 관광 개발이다. 민자를 유치, 수변도로를 개설하고 골프장과 콘도, 아이들 놀이 시설 등을 갖춘 레저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전 이남 지역에서는 접근성이 좋아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됐는가? 언제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는가.

“임야가 많아 제재 조건이 많다. 국립공원 등에 대한 규제가 곧 풀릴 것으로 보인다. 큰 장애 요인은 없다. 실시 용역에 들어갔다. 올해 말에 용역이 끝나면 2017년 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 군민들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다.”

-어떤 조직이나 나름대로 특질이 있다. 공직자들의 특질은?

“우리 6백여 공직자들은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 하려고 한다”

김 군수의 답변은 ‘좋은 사람’ 답다. 조직의 사기를 고려한 의도적 답변으로 들린다.

-업무 수행 능력이나 자세에 관한 교육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는가?

“민원인에 대한 친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허가 등 민원인이 원하는 대로 될 수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당부한다.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길을 찾아줄 것과 친절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장성아카데미는 전국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장성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공직자들의 자질 향상 효과도 있다고 한다. 영광 아카데미를 추진할 의향은 없는가?

“매월 1-2회 향우 등을 초청, 인문학 등 강의를 구상중이다. 올해부터 실행할 계획이다. 우선 주부대학을 연다. 이미 예산을 마련 했다.”

-‘전기차 선도도시’는 계속 추진할 것인가?

“분양에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 연구단지가 모습을 드러내면 전기차 생산 공장을 비롯한 관련 기업 유치 여건이 조성된다.”

-대마산단에 활력을 불어 넣을 방안은 없는가?

“어려움이 많았으나 분양 문의가 많아졌다. 조건을 맞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과가 있을 것이다. 올해는 희망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사람’이란 평판이 최대 장점이다. 이제 ‘좋은 사람’ 보다는 ‘능력 있는 군수’ 라야 하지 않겠는가?

“강인하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평가는 군민들 몫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군수로서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다.

“무소속이어서 다소 걱정을 했다. 다행히 중앙 부처 인맥이 좋은 이개호 의원께서 적극 나서 주셔서 국비 예산 작업 등에 어려움이 없었다. 대마산단 분양이 어려웠다. 빠른 활성화로 고용을 창출하는 데 중지를 모으겠다.”

-민선 자치 이후 줄곧 같은 당 출신 군수가 이어졌다. 공직자이 상당히 경계했을 것이다. 어떻게 대응 했는지 궁금하다.

“내편 네편은 없다. 군민에게 잘 해야 한다는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만 요구했다. 예전에는 내편 네편이 있었는지 몰라도 ‘행복한 영광’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공직자들에게 끌려 다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알고도 모르는 척 할 경우도 있다. 물론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의정 경험이 있어 행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큰 도움이 됐다. 잘 하기를 바라는 우려와 충정의 목소리로 듣겠다.”

제5대 의회 군의원에 당선, 의장을 역임한 김 군수의 “행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말에는 동감한다. 우려의 목소리는 그 폭은 넓게 알 수 있으나 깊숙한 부분 까지는 모를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이 우리 공직 사회의 병폐로 지적된다. 동의 하는가?

“옛날 공무원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공직자는 군민이 있어서 존재한다. 군민을 부모처럼 모셔야 한다. 관료의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지금도 그래서야 되겠는가.”

-군정 수행중 가장 어려웠던 시기나 사안은?

“메르스로 인해 법성 단오제를 취소 결정을 내릴 때가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 준비를 끝낸 상황이라 5일 전까지 강행키로 했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고민하다 2일전에 취소를 결정 했다. 단오제 취소로 인해 굴비 매출이 줄더라도 미래를 위해 취소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결론 내렸다. 축제 때문에 메르스 감염 환자라도 발생하면 연간 3천5백 억에서 4천 억에 달하는 굴비 산업에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법성 주민들로부터 오해도 받았다. 나중엔 박수도 받았지만.”

-군수는 행정의 책임자지만 선거직 이라는 점에서 정치인이다. 선거하려면 조직이 필요할텐데 입당 계획은?

“입당할 정치 상황이 아니다. 정계 개편 이후 변화에 따라 바뀌겠지만 아직 입당 계획은 없다. 군민의 뜻에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벌써 차기 도전 예상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8명이나 된다.

“듣고 있다. 모두 능력 있고 훌륭한 분들이다. 그 분들이 모두 출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많으면 4명 정도 될 것으로 본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들린다.

“이해한다. 군민 화합을 위한 노력이 그렇게 비칠 수 있다. 나를 반대 했던 분들도 군민이다. 내가 받드는 것이 도리다. 화해와 소통이 없으면 ‘아름다운 공동체 영광’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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