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장 중대한 국가적 이슈는 20대 총선이다. 그런데 모든 정치 행위는 새 해 첫날부터 사실상 불법이다. 총선 국면에서 선거구 획정이 되지 않았으니 이미 등록한 예비후보들은 선거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 활동이나 의정 보고를 할 수 있다. 사실상 선거운동이다. 현역에게는 특권이 주어진 상황이다. 이는 법치주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상황이다. 더구나 이같은 상황은 300명의 현역의원들이 초래했다. 그 책임을 물어도 시원찮을 판에 특권이 주어진다니 어불성설이다.

한 예비후보가 국회의원 전원을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법대로 처리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심히 궁금하다. 혐의는 분명 인정된다. 증인이나 증거, 고발자나 피고발자의 진술을 듣지 않아도 판결이 가능하다. 전 국민이 다 아는 엄연한 사실을 법원이, 판사가 모를 까닭이 없다. 법대로 한다면. 하지만 단언컨대 이 사건은 흐지부지 될 것이 뻔하다. 시간 끌다 임기가 끝나면 ‘공소권 없음’ 정도로 막을 내릴 것이다.

더욱 두려운 것은 정 의화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한 안마저 국회내 처리가 무산되는 경우다.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대통령 직권으로 선거구가 회정돼 총선을 치러야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된다. 민주주의의 후퇴다. 국가 브랜드 실추를 피할 수 없다. 암울한 경제전망에 수출 저조를 부를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한시적으로 불법 선거 운동을 허용하겠다고 한다. 국가 기관이 불법을 눈 감겠다니 기가 막힌다. 이같은 상황을 초래한 직접적 책임은 물론 국회의원들이지만 그들에게 투표한 국민들에게도 과실은 있다. 법 대로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은 일꾼이다. 일꾼을 잘 못 쓰면 손해는 고스란히 주인 즉, 국민 몫이다. 대책은 일꾼을 바꾸는 것 말고는 없다. 다행히 석 달 뒤면 총선이다. 있어서 손해인 일꾼을 갈아치울 기회다. 일 잘할 일꾼을 뽑으면 된다.

학벌‧지연‧배경‧능력‧인맥 등 소위 ‘스펙’이 좋지 않은 현역 국회의원은 거의 없다. 문제는 그들에게 국민을 주인으로 섬겨야 한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다. 3월 총선에도 ‘스펙’ 좋은 후보들이 ‘일꾼’을 자처하며 나설 것이다. 모두 주어질 특권을 바라고 전쟁 같은 선거전에 뛰어든 ‘인재’ 들이다. ‘스펙’이나 특정 지역이나 정당만을 보고 투표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정치 발전 없으면 국리민복(國利民福)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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