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이 모싯잎 가공공장에 폐수처리시설을 3개월 내에 하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에 이어 폐쇄까지 시키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해당 업체는 허가 내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폐쇄하라니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발단은 모싯잎 삶은 검은 물을 하천으로 흘려 오염시킨다는 민원이다. 군은 수질 검사 등 절차를 거쳐 이같은 행정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겉으로는 정당한 행정조치로 보이지만 이는 원칙 없는 행정이 빚은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영광군에는 7개의 동종 업체가 있다. 모두 폐수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았다. 당연히 7개 업체 모두에 같은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이 원칙 있는 행정이다. 민원이 없다고 해서 폐수를 흘려보내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민원이 발생하면 폐쇄하고 안 하면 지원하는 원칙 없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더구나 폐수처리시설은 허가 요건에 없었다니 원칙 없는 정도가 아니라 주먹구구라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모싯잎 떡 산업이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만만치 않다. 굴비 산업에 이은 제2의 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영광 모싯잎 떡이 전국에 명성을 떨쳐 한산‧부안 등 타 지자체 에서도 영광군을 따라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영광군도 떡 산업을 중요시 하는 행정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까다로운 지리적 표시제 등록까지 마친 노력은 박수를 받을 만 하다. 하지만 허가 요건에 없는 폐수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았다고 뒤늦게 폐쇄 조치를 하는 것은 가혹하다.

해당 업체는 폐수처리시설 자체가 공장 설립보다 더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 한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것이다. 영광군의 조치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군은 당연히 폐수처리에 관한 대책을 요구했어야 맞다. 이제야 민원을 핑계로 폐쇄 운운하는 것은 행정의 편의만 앞세우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 모싯잎 떡이 영광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폐쇄명령에 앞서 시설을 할 수 있는 방안 협의가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

최근 제주도에서 해당 업체를 벤치마킹 했다. 폐수처리시설 때문에 문제라는 설명에 제주도가 폐수처리시설을 지원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 다고 했다니 모싯잎 떡의 원조를 자처하는 영광군의 체면이 딱하다. 영광군은 워크샵을 비롯한 많은 떡 산업 지원책을 요란하게 홍보하는 것보다 업계가 체감하는 지원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대부분의 떡 업체들이 지원 받는 것이 거의 없다는 말부터 경청하기 바란다. 그리고 원칙과 소신 있는 행정을 주문하는 바다. 떡 산업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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