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오늘 아침 메말랐던 채소에 생동감이 도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행복감까지 느꼈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땅을 촉촉이 적실만큼은 내린 비 덕분 이지요. 비가 고마웠습니다. ‘가뭄에 단비’라는 말이 있지요. 고대하던 비가 내렸습니다. 아직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반갑기 짝이 없습니다. 농사짓는 분들은 반가운 정도가 아니라 하늘을 향해 고맙다는 절을 할 정도일 것입니다. 옛날엔 기우제를 올렸다지요. 역사 기록에는 왕부터 민관 모두가 기우제를 올린 기록이 많습니다. 농업이 주 산업인데 수리시설이 부족하니 거의 매년 기우제를 지낼 수밖에 없었겠지요.

가뭄이 계속되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대통령이 큰 죄를 지어 가뭄이 든 것은 아닌가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생각이지요.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원망도 했습니다. 4대강 사업하면 물 걱정이 없다던 대통령도, 무당을 연상케 하는 짓거리를 즐긴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 가뭄에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참 많이도 비틀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우리가 뽑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 의해 우리의 삶이 많이도 왜곡됐습니다.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믿음을 주며 당선된 대통령은 개인의 경제만 위했습니다. 남북의 창까지 닫아 남북 관계를 최악으로 치닫게 했습니다. 물길도 비틀었습니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대통령은 순실이만 보고 가다 국민을 절망케 했습니다. 옛날 같으면 그 죄가 하늘에 닿아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원망을 들어도 쌉니다.

아직 완전히 해갈되지는 않았습니다. 올 장마는 마른장마라고 합니다. 더위를 참을 수 없을 정도 되면 으레 소나기가 내리던 날씨는 이제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강우량도 갈수록 적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내리는 비를 그냥 흘려버리거나 물을 절약하지 않으면 고통이 따를 것이라는 경고도 있습니다.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살 만큼은 올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이번 가뭄이 우리에게 준 가르침입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쓰임새가 크면 늘 부족합니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물을 낭비하면 물은 늘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리는 빗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요긴하게 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낭비를 의미하는 ‘물 쓰듯 한다’는 말도 이제 낭비가 아니라 절약해야 한다는 의미로 바꿔 써야 할 시대를 맞았습니다. 21세기를 맞으면서 우리 사회에는 ‘변해야 산다’는 말이 홍수를 이뤘습니다. 이제 물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함부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돈 보다 값진 것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물을 써야 합니다.

거의 매월 교통안전이나 금연, 환경정화 캠페인을 벌입니다. 이제 물 절약 캠페인이 훨씬 더 필요한 시대입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