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종종 ‘사주팔자가 세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겁부터 내는 이들이 있다. 사주가 좋다는 얘기의 반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웅호걸의 경우 대부분 팔자가 세면 셌지 약하지 않으며 사주팔자가 좋다는 것은 어느 정도 평탄한 삶, 상대적으로 굴곡이 덜한 삶을 살아갈 확률이 높은 것을 의미 한다고 보면 무난하다. 사람으로 태어나 특히나 남자라면 이름 석자를 명예롭게 남기는 것을 영예롭게 생각하던 전통적 관념에서는 영웅호걸의 삶이 대장부로서 천하에 그 이름을 확실하게 남길 수 있음이나 그럴 경우 평범한 기질로는 그러한 인생역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부분의 영웅이라 불리는 인물들은 기질도 남달라야 하지만 부딪히는 사건이나 인연들이 굴곡이 큰 것이 태반이다.

여자의 경우는 남편의 지위와 부에 의해서 인생의 부귀영화를 함께 누리게 되기 때문에 남편 잘 만나는 것 외에는 부귀영화가 함께 하는 삶을 사는 경우를 기대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영예와 부를 겸비한 남자를 배우자로 만났다 하더라도 잘 나가는 남편을 둔 여자일수록 남편의 외도나 첩실을 둔 경우를 예사로 겪게 됐으니 어떤 삶이 행복하고 평탄한 것인지 바로 단정하기는 쉽지가 않다. 반드시 고관대작의 부인이 아니어도 그저 등 따숩고 자녀 들 효순하며 잘 자라는 어염집 아낙네의 삶이 소박해도 진정 행복하다 할 수가 있다. 그래도 누군가는 말하길 이왕 흘릴 눈물이면 고급 세단차 안에서 우는 것이 월세 지하 단칸 방안에서 우는 것보단 낫지 않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잃는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쇼윈도우 부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사주팔자(四柱八字) 여덟 글자는 각기 우주의 기운을 분류해 코드화한 기호다. 그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기운을 분류해 함축하고 있다. 크게는 지수화풍으로 나뉘지만 물상(物象)과 심상(心相)에 적용되지 않는 바가 없다. 사주팔자의 이 여덟 글자가 각 개인이 타고 태어난 기운의 코드인자 기호이니 부딪히는 해와 달과 일, 시 등과 상호 작용하고 반응하며 운세와 운기를 생성해 나가는 것이다. 요즘 건강검진이나 건강관리를 위해 몸의 체지방이나 수분, 근육 등의 구성비율을 재는 기계가 있어 그 사람의 체질량 등에 대해 거의 정확한 정보를 보여주는 것처럼 이 사주팔자는 바로 한 개인의 운명의 특질을 보여주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총체적인 종합정보인 것이다.

이 같이 타고 난 오행의 음양을 따져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보는 조후(調候)와 함께 오행은 편중되지 않았는지 등등을 살피게 된다. 이와 같이 음과 양, 오행이 조화롭게 배분되어 있으면 좋은 팔자이고,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으면 센 팔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급한 것처럼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은 대부분 어는 한 쪽으로 치우친 오행을 지닌 경우가 많다. 게다가 사람들이 기피하는 강한 신살을 함께 지니고 있다. 다만 대운이 좋게 흐를 때는 신살 역시 길신으로 작용하게 되어 본인의 분야나 하고자 하는 일에 굵은 족적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