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칠산갯길 300리 현 노을길 모습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총길이 142km의 ‘칠산갯길 300리’가 지역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칠산갯길 300백리’는 환경부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신청에 선정돼 국비 12억5천만 원, 군비 13억5천만 원 등 총26억 원을 투입했다. 2013년 1월 착공 2016년 12월 끝냈다.

노을길 30km, 백합길 30km, 천일염길 30km, 굴비길 30km, 영산성지길7km, 불갑사길 15km 등 총 6개 길이다.

홍농 동아방조제에서 불갑사 까지 조성된 이 길은 26억 원의 예산이 실제 투입됐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 어디에 26억 원이 쓰였는지, 왜 조성했는지 알 수 없다. 기자가 하루 날을 잡아 영광 칠산갯길 300리를 돌아보았다.

걷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안내표지판 조차 보기 힘들다. 스토리 표지판도 마찬가지다. 길은 원래 있던 길인지, 새로 조성한 길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잡초와 나무가 어지럽게 덮힌 곳이 부지기수다. 탐방객들이 쉬고 갈 수 있게 마련한 정자나 벤치 등에는 쓰레기들로 넘쳐났다.

군에 따르면 법성터미널~백수 동백마을을 잇는 ‘노을길(30km)’에는 공원‧해안데크‧안내표지판 4개‧스토리표지 7개‧방향표지판 15개가 있다. 홍농 동아방조제~법성터미널간의 ‘굴비길(30km)’에는 안내표지판 2개‧스토리표지 2개‧방향표지판 4개‧탐방로조성 1km‧데크로드 0.43km가 있다. 불갑사~수변공원까지의 ‘불갑사길(15km)’에는 안내표지판 2개‧스토리표지 2개‧방향표지판 4개‧탐방로조성 1km, 데크로드 0.43km가 조성됐다. 백암~두우해수욕장의 ‘백합길(30km)’에 안내표지판 5개‧방향표지판 35개‧정자 1개소‧가로수 1km 등을 조성했다.

하지만 어디엔가 있을 이 시설물들은 실제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길을 찾는 관광객이 쉽게 볼 수 없는 곳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갑면 박 모씨는 “서민의 피와 같은 세금으로 생태탐방로를 조성했을 때는 불갑사를 찾은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걸으면서 우수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 체험을 위해 추진했을 것이다. 군의 무책임한 관리소홀로 좋은 취지와는 맞지 않게 무용지물이 된 생태탐방로를 보고있으면 분통이 터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광군은 조성 후 관리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내년부터는 예산을 세워 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광군은 내년에 홍농읍 성산리에서 백수 해안도로와 염산면 향화도 까지 1100억 원을 들여 해안도로 연장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관리 계획 없는 신규 사업은 예산만 낭비할 뿐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태탐방로가 준 교훈이다.

▲영광 칠산갯길 300리 불갑사길

▲영광 칠산갯길 300리 굴비길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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