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국민의 당은 대선 전 민주당 문재인 후보 아들 취업 특혜 의혹 증언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이미 기울어진 대세를 반전시키는 ‘한방’을 기대했겠지요. 하지만 파일 자체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치 9단이라는 박지원 의원도 공명선거단장을 맡은 검찰 출신 이용주 의원도, 안철수 후보까지 이처럼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나는 관련이 없다. 따라서 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책임지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당시 안철수 전 의원(이하 후보) 측은 판세를 뒤집을 만한 어떠한 ‘카드’도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뚜벅이 유세’라는 전무후무한 ‘카드’를 꺼냈겠습니까. 기억컨대 이 조작품은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의 당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공격 무기 역할을 했습니다.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안 후보나 박 의원, 이 의원 모두 책임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당연히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요?

안 대표는 아예 아무 말도 없습니다. 몰랐다는 말조차 없습니다. 이건 아니지요. ‘새정치’의 깃발을 내건 정당입니다. 비방은 구태 가운데 가장 구태입니다. 궁색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무기’로 쓰고 싶어도 최소한 사실 여부는 확인했어야 합니다. 구속되기 전 구명을 호소하는 문자를 받고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실망입니다. 자기를 당선시키기 위해 저지른 일입니다. 잘잘못을 떠나 부리나케 나서야지요. 더욱 스승과 제자 사이라면 말입니다.

제 눈에는 사다리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흙수저의 고통이 보입니다. 자신의 당선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은 제자의 고통이 안 후보에게는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안 후보는 우리 정치의 희망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물입니다. 저 자신도 낡은 정치를 청산할 수 있는 인물로 알고 박수를 보냈지요. 이제 그의 한계를 보았습니다. 정치인 안철수는 물론, 교수 안철수에도 실망했습니다. 돈 벌고 출세한 금수저 안철수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당은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겼습니다. 지지도 추락이 말하고 있습니다. 힘없는 여성 당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정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호남이 국회의원 40명의 당당한 정당으로 서게 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호남은 국민의 당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통보를 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풍비박산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 총선 까지 간판은 내리지 않겠지요. 포기할 수 없는 특권이 있으니까요. 민주주의가 불편할 때도 가끔 있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