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영광의 제1 관광 자원은 4대 종교 성지다. 한 도시에 4대 종교의 성지가 공존하는 곳은 세계에서 영광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홍보가 부족해 성지를 찾는 관광객과 순례객들의 발길은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백수해안도로는 그 뛰어난 풍광을 찾는 관광객들은 상당하다. ‘영광’하면 ‘해안도로’ 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영광군은 해안도로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홍농에서 염산 향화도 까지 연결하는 해안도로를 계획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환영한다. 하지만 현재의 백수해안도로처럼 지나쳐가는 관광지로 그쳐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콘텐츠 부족 때문이다. 경제적 효과가 미흡하다는 얘기다. 도로를 개설하는 등의 인위적 관광자원은 자연경관도 중요하지만 경제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 관광 콘텐츠 개발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콘텐츠 부족과 관리 부실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예산낭비에 다름 아니다.

영광군이 26억 원을 들여 개발한 ‘칠산갯길 300리’ 사업은 좋은 반면교사다. 홍농에서 불갑사에 이르는 6개 구간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도록 정비한 사업이다. 본지 기자가 직접 답사해본 결과 외래 관광객은 물론 지역 사람들의 발길조차 뜸한 실정이다.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안내 표지를 찾기도 어렵다. 표지가 떨어져 나간 곳도 있다. 벤치나 정자는 쓰레기통이 돼버렸다. 잡초가 무성해 전부터 있는 길인지 새롭게 개발한 길인지 모를 구간도 많다.

영광군이 26억 원이나 들였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예산낭비의 현장이다. 군은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내년부터 예산을 마련해 관리하겠다고 한다.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은 관리할 가치가 없다는 말과 같다. 아무리 좋은 자원이나 콘텐츠도 효율적 관리와 운영 방안이 없으면 ‘자원’으로서 가치를 상실한다. 특히 자연경관은 오히려 훼손을 부르기 십상이다.

관광정책의 대대적 손질을 영광군에 촉구한다. 새로운 자원의 개발보다 있는 자원에 경제효과를 더할 콘텐츠 개발과 홍보에 투자할 것을 권하는 바다. 작은 자원이라도 소중한 보물처럼 가꾸고 다듬는 것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여력이 있으면 더 늘이고 키워 더 많은 관광객이 찾도록 만들어주길 바란다. 소중한 관광자원의 개발에 완벽을 기해주길 기대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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