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홍농읍 개마리 해변에 있는 가마미 해수욕장은 1925년에 개장했다. 역사가 92년에 달하는 유서 깊은 해수욕장이다.

가마미라는 독특한 지명은 1627년(인조 5년) 보명대사가 이곳의 풍광을 보며 해수욕장 뒤편에 있는 금정산의 산세가 흡사 말이 해변을 향해 내려오다 말의 꼬리가 피어나는 형국이라 해서 붙인 이름이라 한다.

한때는 호남의 3대 해수욕장으로 손꼽았을 정도로 두루두루 풍광이 빼어난 곳이다.

제1경은 단연 해송 숲이다. 길이 1km, 너비 200m 정도의 반달 모양의 백사장 뒤편에 200여 그루의 해송 군락이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있다. 개펄이 많은 서해안에 있는 해수욕장답지 않게 바닷물이 유난히 맑은 것도 자랑거리다.

모래도 입자가 가늘어 백사장이 포장도로처럼 단단하다. 모래가 곱기도 해 찜질에도 안성맞춤이다. 칠산바다로 떨어지는 서해안의 강렬한 낙조도 절경으로 정평이 나있다. 노을이 붉게 지는 가마미의 석양은 해수욕장을 찾은 이들이 덤으로 얻는 즐거움이다.

생태 환경도 우수하다. 가마미 해변 일대에 천연기념물 제 361호인 노랑부리 백로와 괭이 갈매기가 다수 서식하고 있다. 해변 앞으로 점점이 떠있는 칠산바다의 풍광도 여느 해수욕장에서 느낄 수 없는 절경이다.

지난 7일, 올해도 어김없이 가마미 해수욕장이 개장됐다.

영광군이 총사업비 63억원을 들여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과 오토갬핑장 등 체험공간과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한다. 영화 상영, 공연, 해변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펼쳐질 예정이다.

군의 이같은 노력이 호남 3대 해수욕장이라는 옛 명성을 되찾을 법도 해 기대가 크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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