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준 전남 영광경찰서 읍내지구대 2팀장

고령사회가 맞닥뜨린 불편한 진실 치매, 황혼의 덫으로 불리는 국내 치매환자가 70만 명을 넘었다. 2024년이면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7년 6월말 현재 광주·전남의 치매환자도 6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치매는 뇌기능 손상으로 기억력 장애, 성격변화 등을 초래해 환자의 존엄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경제적 부담과 정서적 상처를 남긴다.

더욱이 치매는 노인과 중장년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다. 치매가 개인과 가정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치매는 치료와 돌봄에 큰 비용이 들어 치매 환자 한 명을 치료하고 돌보는데 드는 비용이 연간 2000만원을 훌쩍 넘고, 가족들도 하루 5∼9시간을 환자 돌봄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연간 15조원이 치매 관리에 쓰이고 있다.

특히 치매환자로 인해 가족을 붕괴시키는 치매 간병 살인과 치매환자가 운전하여 교통사망사고로 이어지고, 살인․자살뿐만 아니라 가출․실종도 큰 문제다. 길을 잃은 치매 노인들은 각종 범죄에도 노출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 7650명이던 치매환자 실종건수는 지난해 말 9869명으로 늘어 경찰치안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2015년 기준으로 국내 65세 이상 성인 약 22만 2000여 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상태로 운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교통사고위험에 상시 노출되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단순히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운전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가족이 이를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저혈당이 심하면 면허가 제한이 되고, 일본은 75세 이상 노인이 치매 진단일 경우에는 면허가 취소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9월 치매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심야 대전에서 치매환자가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마주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 맞은편 승용차에 탄 일가족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치매환자를 운전면허 결격자에 추가하거나 운전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얼마 전 문재인 정부가 보건의료정책 1호로 치매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로 여겨진다. 치매 국가 책임제는 환자 가족이 짊어졌던 경제적, 정서적 부담을 지역사회 인프라와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국가가, 사회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치매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책임을 갖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제, 치매는 어느 한 개인,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숙명적인 과제가 되었다.

국가와 지역사회 전체가 치매를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시스템 보완이 절실한 때이다.

신동준 전남 영광경찰서 읍내지구대 2팀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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