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읍 수리봉 중턱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임진왜란 당시 현 백수읍 구수리를 방어하기 위해 쌓아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이 허그러진 상태로 남아있다.

‘천장산성’은 백수읍 천기 마을을 품고 있는 천장산 중봉에 자리하고 있다. 정확한 기록과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성(城)이 언제 축성되었고, 어떠한 역사적 사건을 품고 있으며, 또 언제 폐성 되었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

그러나 천장산 중봉에 현재까지 정교하게 남아있는 성벽의 일부로 보아 성은 인근의 법성진성(法聖鎭城)과 더불어 서남해안 일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란 추정을 하게된다.

세월에 닳고 닳아 성벽은 거의 훼손돼 겨우 10여m 정도 남아 있을 뿐이다. 백수읍에서 어렸을 때부터 수리봉을 오르내리며 ‘천장산성’을 지켜봐온 이강윤(75세)씨의 말에 따르면 “천장산성은 큰 돌들로 쌓아졌으며 성의 길이는 대략 300m에 성벽 높이는 3m 가량 됐고 또 산성에는 동, 서, 남, 북으로 통하는 4개의 통로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천장산성에 대한 기록은 1983년 영광군이 발간한 ‘옥당골의 문화유적’에 짧막하게 기록돼 있다. ‘옥당골의 문화유적’ 기록에 천장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영광 구수면(九岫面·현 백수읍 구수)을 비롯해 대신(大新), 길용(吉龍), 천장(天定), 장산(壯山), 논산리(論山里)의 지역 방어 역할을 담당했다고 전하고 있다.

또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은 백수읍 구수리를 중심으로 한 옛 지명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옛 구수면의 관문인 논산리를 영광지역 사람들은 일명 ‘별장터’라 불렀으며 당시 군대 주둔지였음을 말해주는 상둔(上屯)과 하둔(下屯)이란 지명이 장산리에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다고 한다.

‘천장산성’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아 영광군의 중요문화재가 잊혀져 가는게 안타까운 이강윤씨는 “‘천장산성’ 주위에 전쟁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장군의 무덤이 있다는 얘기를 옛 어른들에게 전해들은 적이 있다”는 말을 전했으며 “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주변이 황폐되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강윤씨는 “기록 다운 기록(문헌)이 없어 ‘역사의 미아’로 사라질 지경인 백수읍 ‘천장산성’은 우리지역의 고유 문화재이다. 앞으로 잘 보존해 우리의 후손들에게 잘 전해줘야 할 귀중한 역사적 산물이다” “군은 ‘천장산성’을 다시 복원은 못시키더라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영광지역주민과 우리 후손들이 조상들이 일궈낸 귀중한 역사적 발자취를 잊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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