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경 영광교육지원청 전문상담교사

올해는 장마시기가 늦어지더니 벌써 끝나 가는지 낮에 소나기가 잠깐 내리고 만다. 마침 군청에서는 폭염주의보 행동요령을 방송하고 있다. 소나기가 지나간 뒤 시원함도 잠시 타들어가는 열기로 차안은 금새 38도를 웃돈다. 순회상담을 가려고 에어컨을 틀고 이동을 하면서 오늘 만나 상담할 학생에 대해 떠올려본다. 상담을 하기 위해 방문한 학교에서는 폭염으로 힘들다는 내게 시원한 음료도 챙겨주시고, 에어컨도 틀어 더위를 식히도록 배려해주신다.

교무실에서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께서 “6학년을 상담하고 계시죠?”라며 말을 건네신다. 그 학생이 상담받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셨다고 한다.

“어떻게 아셨나요?” 하자 학생의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그 학생이 작년에 두번이나 일으켰던 폭력이 올해는 일어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갔다며 설명하신다. 또 다른 학생도 상담을 받더니 요즘은 얼굴표정이 얼마나 밝게 변했는지 복도에서 보고 느끼셨다고 하신다. 선생님께서는 유독 학생들의 표정과 행동의 변화를 잘 느끼시고 알아채시는 분이시다. 학교 교사가 이렇게 학생의 작은 변화를 느끼고 상담의 필요성을 인정해주시니 상담교사로서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하다. 물론, 무엇보다도 학생의 작은 변화가 더욱 반갑다.

이렇게 반가운 학생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어떻게 해야될까? 항상 고민해본다. 여러가지 조건과 상황이 필요하겠지만 학생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주는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학생이 행복해지기 위해 중요한 건 자아존중감이라고 한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긍정과 신뢰를 갖고 한결같이 자신을 존경하는 마음이며, 자신이 사랑스러운 사람이며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한다. 자아존중감은 어린 시절 부모의 안정적인 양육과 ‘엄마는 나를 좋아해’ 라는 신뢰감의 형성으로부터 시작되므로 행복한 아이는 자아존중감이 높다고 한다.

오늘날 가족은 복잡한 사회문제의 영향을 받아 가족의 위기라고 할만큼 심각한 문제에 부딪히고 있어 부모의 관심, 사랑과 같은 안정적인 양육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가정불화와 같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생긴 부모의 부재는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기본적인 신뢰감과 자아존중감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정의 이러한 구조적인 결핍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자아존중감을 높이도록 주변의 누군가는 도와 줄 수 있다. 학생을 향한 작은 관심, 미소, 격려의 말이 도움이 된다. 이런 도움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에게 중요한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말을 해주며 용기를 준다면 학생들은 자기가치감이 올라가게 된다. 이런 자아존중감은 자기확신을 높여주고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 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상담하면서 발견되는 학생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문제인식과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도록 도와준 것이 학생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학기를 뒤돌아보며 학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장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하게 이야기해본다.

문희경 영광교육지원청 전문상담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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