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찌는 더위와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아름다운 숲이 있는 영광의 산을 권한다. 당신에게 건강과 활력을 선사할 것이라 장담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을수록 산으로부터 더 많은 선물을 받을 것이다. 물무산을 시작으로 태청산‧불갑산‧구수산‧봉덕산‧삼각산 등을 소개한다. 군민의 행복을 위해.

2. 서해 낙조와 상사화가 유혹하는 불갑산

토함산 일출만큼 유명한 연실봉 낙조

참식나무와 상사화로 눈이 즐거운 산

불갑사-연실봉-해불암-불갑사 2시간

불갑사-해불암-노루목-전일암 3‧5시간

상사화 피는 불갑산은 천년고찰 불갑사를 안고 있어 전국의 불자들과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이다. 원래는 아늑한 산의 형상이 어머니와 같아서 '산들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모악산이라고 불렀다. 인도 고승 마라난타 존자가 384년 법성포로 들어와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 마라난타 존자가 최초로 세운 절이 불갑사다. 불교의 불(佛)자와 육십갑자의 으뜸인 '갑(甲)'자를 딴 불갑사가 지어지면서 산 이름도 불갑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주봉인 연실봉은 해발 516m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불갑사에서 출발, 동백골-구수재-연실봉-해불암-동백골을 거쳐 불갑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이용한다. 큰 부담 없는 2시간 정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숲이 울창하고 산세가 아늑하다. 잎의 앞뒤 색깔이 달라보이는 참식나무와 상사초 같은 희귀식물들이 자생군락을 이루고 있어 눈이 즐겁다.

불갑사에서 시작하여 저수지·동백골·해불암을 거쳐 정상에 이른 다음 노루목·법성봉·전일암을 거쳐 참식나무 군락을 따라 불갑사로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 산행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정상인 연실봉에서 서쪽으로 보이는 낙조의 아름다움은 토함산의 일출과 함께 널리 알려져 있다.

등산로 곁 곳곳에 있는 전일암‧해불암‧수도암‧불영대 등 암자들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공부하러, 혹은 공부를 핑계로 피신중인 청년들이 있었던 그 암자들이다. 오진암은 그 터만 잇어 안타깝다. 하긴 옛날엔 암자가 33개나 있었다는데…. 산행을 마치고 먹는 보리밥은 나랏님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감을 주는 꿀맛이다.

늦여름 피기 시작하는 상사화의 국내 최대 군락지로 해마다 열리는 상사화 축제는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사진 촬영을 하는 인파는 전국의 축제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광군은 불갑산 도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불갑 저수지와 한데 묶어 관광지로 개발하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불갑사

영광의 문화와 역사 안은 천년고찰

만당 스님 노력으로 과거 영화 재현

역사적으로 백제 불교를 대표하는 절이다. 산은 크지 않아도 과거 33개의 암자가 있었던 기록으로 미뤄 화려했던 과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전국 어느 절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큰 사천왕상이 과거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었다. 전쟁과 세월에 씻겨 창살이 떨어져 나간 대웅전과 종각을 지키는 수산 스님과 상좌 두어명이 있었던 기억이 아스라하다.

오늘의 불갑사는 수산 스님을 모시던 만당 주지 스님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과거의 영화를 되살렸다.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830), 팔상전, 칠성각, 일광당, 명부전, 만세루, 범종루, 향로전, 천왕문(전남유형문화재 159) 등 수십 점의 문화재가 있고, 또한 절 뒤에는 각진국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수령 700년 정도 된 참식나무(천연기념물 112)가 있다. 1908년에 의병대장 이대극(李大克)·이백겸(李伯謙)·김남수(金南洙)·김관섭(金寬燮) 등이 이곳과 장사산(長沙山)을 중심으로 영광·무장·고산·함평·고창 등지에서 활약하였다.

박정연 영광군 산림경영담당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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