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라 불릴 만한 청와대 캐비닛이 하나 열렸다. 그곳에서 발견된 300여건의 문건이 현재 진행 중인 국정농단 재판에 스모킹 건이 될 여지도 많아서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경영권 승계과정 지원방안 검토, 국민연금 기금 의결권 행사 지침 등 민감한 정황들을 수두룩하게 담고 있다 한다. 박근혜 삼성 뇌물죄 재판 등에 핵심 증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이 자료들이 미칠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청와대가 문건 작성자가 누구인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우병우 민정수석 재임 시절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우병우 캐비닛’이 열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법꾸라지’ 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구속수사를 피하면서 법망을 피해가고 있는 우병우의 국정농단 개입 재판에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014년 8월로 작성시점이 추측되는 문건이 이제야 드러난 까닭이 조금은 오리무중이긴 하다. 사무실 공간 이동을 하다 발견됐다는 청와대측 발표가 있었지만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우선 정권 출범 후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300여종의 주요 문건들이 정무수석실의 캐비닛에 잠자고 있었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 더구나 우병우 전 정무수석의 국정농단 개입 여부는 그동안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사안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박근혜의 삼성 뇌물죄와 우병우 국정농단 개입 재판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박근혜 건강 이상에 따른 보석 설까지 나도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청와대의 국면전환용 발표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단 특검에 제출된 이 자료들은 조사를 거쳐 검찰 중수본에 넘겨질 예정이라 하니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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