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숙자 촛불회

4남매를 키우는 나의 생활도 버거운데 봉사는 무슨 봉사냐고 생각했다. 그랬던 내가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권유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나는 나만 힘들고 버겁고 어려운 줄 알았다. 하지만 겨울에도바람이 들락거리는 집이 있었다.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볼일을 보는 가정도 있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새색시는 보일러 기름이 없어 덜덜 떨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더 힘든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자식들을 키워내고도 쓸쓸하게 노년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뵙기도 민망했다. 요즘에도 돈이 없어 수학여행을 못 가는 학생이 있다. 몸을 누일 집이 없어 식당방 한 칸에서 일가족이 생활하고 있기도 했다. 적어도 나는 그들보다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군남면 도장리 쓰레기와 주변 정리를 했다. 시댁 일도 이렇게는 못 하는 내가 너무 이중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당장 마음의 위안이 필요해 보였다. 봉사를 마치고 시댁에 들러 불편한 점은 없는지 다시 둘러봐야 하겠다는 마음이 일었다. 두루두루 좋은 일이었다.

나 혼자 사는 세상에서는 나만 불행하다는 생각에 빠져 절망하기 쉽다. 하지만 좀 더 몸을 낮추면 많은 것들이 보인다. 이런저런 사람들과 이런저런 상황들이 우리로 하여금 많은 깨달음과 느낌과 행복을 준다. 많은 생각들을 하다보면 좀 더 긍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어 나의 삶은 더 발전 되어 간다.

봉사란 주위를 둘러보고 함께 손 맞잡고 걸어가는 길인 것 같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 내가 해결하지 못할 일들이 없다고 장담하지만 때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들도 있다. 그럴 때 누군가 따스한 응원을 보내준다면 우리는 더욱 힘을 내서 살지 않을까.

작은 나의 마음이 많은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참여하는 마음만으로도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이 봉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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