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리더십’ 이권섭 코치 22년간의 금자탑

땀이 줄줄 흐른다. 더위를 피하기에 안간힘이다. 7일 낮. 영광중앙초 체육관. 입구에 ‘2017 기계체조 꿈나무 훈련장’이란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한민국 체조 꿈나무들이 훈련중이다. 작고 가는 체격의 초등학생들이 뛰고 구른다.

한국 체조협회에서 선발한 체조 꿈나무들과 중앙초 선수 7명 등 20여 명이 훈련중이다. 중앙초가 대한민국의 체조 명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윗옷을 벗어젖힌 채 링‧안마‧평행봉‧철봉‧마루‧도마와 씨름한다. 간간이 ‘화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울린다.

모든 것이 녹아버릴 것만 같고 한 걸음 걷기도 힘들어 하는 바깥과는 사뭇 다른 세상이다. 힘과 의욕, 투지가 넘쳐난다. 저 작은 몸으로 어떻게? 안타깝다는 생각도 잠시. 감탄사가 절로 난다. 어디서 저런 힘이 날까 싶은 작은 몸들이 쉼 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모두들 몸짱이다. 작지만 튼실한 근육이 울끈불끈 솟아있다. 모두들 빨판 복근을 가졌다.

중앙초교 홍성만 교사(감독)와 이권섭 코치, 협회에서 파견한 코치 등 5명의 지도자들도 바쁘다. 꿈나무들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휴가는 언제 가느냐는 물음엔 웃음으로 답한다.

최근 방영된 모 방송사의 ‘영재발굴단’이란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중앙초 5년 김선우군과 선우군의 동료이자 라이벌인 나종빈군을 만났다.

입학하면서 체조를 시작한 선우와 종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급 대회를 휩쓸었다. 체조를 시작한 이유를 물었다. 선우는 몸이 뚱뚱해서 시작했다며 웃었다. 종빈은 웃기만 한다. 모두 체조가 즐겁단다. 튼실한 근육만큼이나 손바닥이 두툼하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으냐는 물음엔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과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우치무라 코헤이를 동시에 외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의 꿈을 키우는 선우와 종빈에게 더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이 코치가 선우와 종빈에게 더 물을 것이 있느냐 묻는다. 훈련할 시간을 그만 뺏으라는 얘기다. 아차 싶다. 지난 84년 창단한 중앙초교가 체조 명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지도자들의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권섭 코치는 지난 22년간 중앙초교 체조 발전에 헌신했다.

중앙초교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대은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승일을 배출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의 어머니보다 더 자상하게 보살핀다고 홍 감독이 귀띔한다. 중앙초교가 대한민국 체조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훈련장을 찾은 나동주 교육장은 중앙초교 체조 발전을 위해 장비 교체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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