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거나, 명예나 지위를 좇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제갈량(諸葛亮)이 유비 관우(關羽) 장비(張飛)가 모두 죽고 나서 후주(後主) 유선(劉宣)에게 위(魏)나라를 치기 위하여 올린 표문(表文)이 그 유명한 ≪출사표(出師表)≫다. 중국의 셀 수 없는 표문들이 있지만 이사(李斯)의 간축객서(諫逐客書)와 더불어 제갈량의 출사표를 최고로 친다. 이 표문을 읽는 사람은 울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신은 본래 평민으로 몸소 남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난세(亂世)에 구차히 성명을 보전하면서 제후들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져 현달하기를 구하지 아니 하였는데, 선제(先帝)께서 신(臣)을 낮고 천(賤)하다고 여기지 아니 하시고 외람되이 스스로 몸을 굽히어 누추(陋醜)한 초가집에 신을 세 번이나 찾아오시어 (三顧草廬) 부족한 신에게 당세의 일을 자문(諮問) 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감격하여 드디어 선제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을 허락(許諾)했던 것입니다.”

그 유명한 출사표의 일부분이다. 여기에 이름이 널리 알려져 현달(顯達)하기를 구하지 아니 하였다는 말에서 불구문달이 유래 하였다. 그에 앞서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현달함이란 뜻을 가진 문달이 지금은 한단어로 쓰이지만, 춘추전국시대에는 두 글자의 속뜻이 서로 다르게 쓰였다.

≪논어(論語)≫ <안연(顔淵)>에 나온다. 자장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비는 어떻게 해야 달(達)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그대가 말하는 달은 무었을 말하는가?” “임금을 섬겨 일을 해도 반드시 드러나고, 대부(大夫)를 섬겨 일을 해도 반드시 이름이 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문(聞)이지 달이 아니다. 달한 사람은 질박(質朴)하고 곧고 의(義)를 좋아하며, 남의 말과 안색(顔色)을 잘 살피고, 사려(思慮)깊이 행동하고 남에게 겸손(謙遜)하여, 임금을 섬겨도 달하고 대부를 섬겨도 달하게 된다. 하지만 문(聞)한 사람은 표면으로는 인(仁)을 취하는 것 같지만 행동은 어긋나며, 그렇게 하면서도 잘못에 대해 의혹(疑惑)을 갖지 아니하여, 임금을 섬겨도 문(聞)하고, 대부를 섬겨도 문(聞)하게 된다.”

이때가 철저한 봉건(封建)사회였는데 통치 계급이 확실하게 구분이 되어 있었다. 천자(天子), 제후(諸侯), 대부(大夫), 사(士) 가있었다. 천자가 천하를 다스리는데, 혼자서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땅을 나누어 제후를 봉(封)하고, 하부조직으로 대부와 사를 두었다. 제후들의 나라를 국(國) 또는 방(邦)이라하고, 대부의 땅은 식읍(食邑) 또는 채읍(採邑) 이라 했는데 이를 가(家)라고 하였다. 국가(國家)란 말이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사는 봉토(封土)가 없이 천자나 제후나 대부를 섬기며 그들을 도와 백성들을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을 사족(士族)계급 이라하는데 이들은 봉토가 없어 스스로 설수 없으므로 반드시 제후나 대부에 쓰임을 받아야했다. 쓰임을 받기 위해서는 능력을 키워야 하므로 늘 공부를 해야 했다. 그래서 이들은 공부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독서인(讀書人)이란 닉네임이 따라다녔다. 당시의 학자들은 불구문달의 마음으로 공부하고 수신(修身)하는 것이 미덕(美德)이었으나, 요즘시대에는 문달을 구하며 현실 참여를 하기위해 더욱 알려지는 것이 더 훌륭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경일 회사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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