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문재인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잉태했다. 그 정권에 무엇이 중요한가를 묻는 것은 한가한 질문이다. 묻지 않고 답하지 않아도 ‘적폐청산’이다. 가장 먼저 법의 심판을 받은 것은 김기춘이다. 그 권세는 ‘기춘 대원군’이란 호칭에서 잘 드러난다. 대통령 못지않은 권력을 휘둘렀다. ‘법꾸라지’라는 별명이 무색해졌다. 나이에 기댄 동정론도 통하지 않았다. 실형을 선고 받았다. 박근혜와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에게 실형이 내려질 것이라는 ‘시그널’이다.

박정희의 후예들이 자행한 적폐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은 ‘댓글부대’를 운영, 박근혜의 당선을 도왔다. 여론 조작을 통한 정권의 유지‧강화에 전념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직접 나서 저지른 불법이다. 원세훈은 “언론이 잘못하면 쥐어 패는 것이 정보기관의 역할”이라고 했다. 원세훈의 말에서 소위 보수 정권 정보기관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 박근혜의 근소한 표차 당선에 국정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아니 그렇게 믿는다.

육군 대장 부부가 공관병에게 했다는 갑질은 어이가 없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수많은 갑질이 지탄을 받았다. 적폐청산과 안보가 국가적 이슈다. 이런 판에 알려진 육군대장 부부의 갑질 소식은 절망을 안긴다.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국가 안보의 위기 상황 타개에 나서도 시원찮을 판에 공관병을 노예처럼 부렸다니…. 이같은 행태는 군 내부의 적폐로 알려지고 있다. 군 출신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군사독재 시대에 뿌리를 둔.

문재인 정권은 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당장 일자리 만들기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공무원 수를 늘릴 계획을 진행하는 판에 교사 수급 문제가 터졌다. 도대체 이 나라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조직이나 기관이 있는지 묻고 싶다. 어떻게 했기에 광주광역시에서 초등교사를 딱 5명만 채용할 수 있는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같은 실정이라고 한다. 교사 수급 계획 자체가 없었음을 알게 한다.

가계도 계획적으로 꾸려야 한다. 국정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교사 수급 계획 자체가 없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1교실 2교사’제가 해법으로 대두된다. 국민에게 매우 낯설다. 위인설관식 땜질 처방이라는 우려를 금치 못한다. 물론 여유가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국가 재정이다. 이렇게 무계획적인 국정 운영도 적폐다. 시간과 함께 이 나라 곳곳에 쌓였던 적폐는 드러날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적폐가 드러날지 겁난다.

수십 년 혹은 수 년 간 쌓인 적폐는 청산이 쉽지 않다. 언론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도 서서히 늘어가고 있다. 국민의 지지율이 높아 함부로 ‘난도질’은 하지 않지만 시간문제다. 문 정권은 적폐와 싸워야 한다. 임기 내내 새롭게 드러나는 적폐와의 전쟁이 될 것이다. 보수 언론과의 관계 설정도 큰 과제다. 과거 정권의 적폐 책임까지 문 대통령에게 짐 지울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이란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소통만 한다면. 언론이 가장 우려하는 것도 문 대통령의 소통 의지다. 언론은 모든 것, 심지어 안방 소식까지도 알고자 하는 속성이 있다.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란 쉽지 않다. 속내를 보여주면 더 깊은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아우성일 것이다. 답은 보여주는 것이다. 궁금증을 유발하지 말란 얘기다. 언론은 궁금하면 못 참는다.

문 정권에 지워진 가장 큰 짐은 미국과 중국이다. 중국은 힘이 생길 때마다 한반도를 넘봤다. 시진핑의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힘을 가졌다. 역사의 반복을 꾀한다. 한국이 중국의 일부란다. 한반도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핵 개발에 성공, 미국과 직거래를 꾀한다. 한반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다. 중국을 업고서.

비판보다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이 절실하다. 현재의 어려움은 보수를 참칭하는 정권들이 쌓아온 적폐다. 그 정권들과 코드를 맞춰온 언론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비판은 쉽다.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으로 거듭나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적폐와의 싸움으로 시작, 적폐와의 싸움으로 끝날 정권이다. 조국을 위해.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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