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프리카를 아십니까? 아프리카처럼 더워진 광주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광주의 더위와 대구의 그것은 비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대구는 분지여서 춥고 더운 지역으로 유명하지요. 그런데 요즘 광주는 대구보다 기온이 높습니다. 대구가 나무를 많이 심어 기온을 낮춘 반면 광주는 물과 나무가 없어 대구보다 더워졌다는 것입니다. 물과 나무는 그만큼 사람살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가져다주기 때문이지요.

광주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요즘 영광읍에 물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원래 영광읍엔 무령리‧교촌리‧곧올재에서 내려오는 세 갈래 천이 있었지요. 제법 큰 하천들이었답니다. 미꾸라지도 잡고 물싸움을 할 정도로 수량도 제법 많았습니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이들 하천은 인간이 아닌 자동차의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조금씩 덮이더니 언젠가부터 아예 길이 돼버렸습니다. 작은 규모의 복개도로는 언젠가부터 아스팔트 도로가 됐습니다.

좁은 도로를 확장하는 효과는 있었겠지요.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물장난 치던 그 시냇물들은 사라졌습니다. 개발 시대를 지나 삶의 질을 따지는 시대입니다. 새삼 덮어버린 냇물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물이 없으면 사람들이 거칠어진다는 말들도 합니다. 냇물이 흐르고 그 곁에 가로수가 우거진 영광은 그렇지 않은 영광읍보다 훨씬 덥지 않고 인심도 좋을 것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장 재임 시 청계천을 복원, 물이 흐르게 했습니다. 시민들은 환호했습니다. 그 업적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그런데 왜 영광은 방법이 없다고 할까요? 곧올재 저수지 둑을 높입니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겠지요. 다음은 옛 물길을 찾아 흘려 내립니다. 물론 덮었던 아스팔트와 시멘트를 걷어 내야겠지요.

많은 분들이 차 걱정을 할 것입니다.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은 버려야 합니다. 일방로로 만들거나 아예 다른 길로 돌아가도록 하면 됩니다. 돈이 많이 든다고요? 200억 원 들여 해수탕도 만들었습니다. 그 정도 돈, 혹은 좀 더 보태면 될 것 같지 않습니까? 예산이 부족하면 읍민들이 모금할 수도 있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아프리카처럼 더운 영광읍을 물려주는 것은 비극입니다. 죄악입니다. 비난 받을 것입니다.

냇물에서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게 하면 지혜로운 선조들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입니다. 길 뚫고 관광 개발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가 사는 터전을 사람이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선택을 해야 합니다. 아프리카처럼 더운 영광읍이 되기 전에 말입니다. 영광군과 영광군 의회에 제안합니다. 당신들이 앞장 서주십시오. 냇물이 흐르는 영광읍이라니….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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