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입니다.

한해 2백여 명의 아기들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해외로 입양된다.

아이를 버리는 이들은 대부분 미혼모들인데 우리 사회가 이들을 보살필 방법은 없는지, 또 해법은 없는지 심층 취재를 해봤다.

깊은 밤 한 여성이 베이비박스가 설치되어 있는 보육원에 무언가를 놓고 사라진다.

베이비박스 관계자 : “집에서 태어나서 탯줄이 달려서 왔어요.” 머리끈으로 묶은 탯줄. 베이비박스에 온 1138번째 아깁니다.

지난해만 2백여 명의 아기가 이 보육원 베이비박스에 남겨졌다고 한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는 72%가 미혼모의 아기였다고 한다. 본지 기자가 이날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놓고 돌아서는 미혼모에게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 신청을 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그리고 왜 이렇게 본인의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놓고 가시나요?

미혼모 : “20살이요. 한번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했어요. 그 뒤로 연락도 안 닿고 그래서 이래저래 지내다 새벽까지 알바를 하다가 진통이 와서 혼자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어요. 근데, 분유 살 돈도 없고 또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답도 없는 거예요. 진짜...”

이런 미혼모들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베이비박스 관계자는 기자에게 “누군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지금 이 문제를 놓고 누구에게 가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스무살의 이 여성은 1년 전에도 아이를 이곳 베이비박스에 놓고 갔다고 전했다.

본지 기자는 어린 미혼모에게 베이비박스에 자신의 아기를 놓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물었다.

미혼모 : “아기 아빠가 무책임하지만 않았으면 (베이비박스에) 안갔을 것 같아요. 버리자고, 아기 아빠가 자신 인생을 어떻게 할 거냐고. 그래서 (베이비박스에)데려다 줬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녀는 아이 아빠도, 부모도 없이 할머니와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힘든 가정형편과 가난보다 정작 그녀에겐 더 힘든게 있다고 한다. 그것은 “어린 나이에 애 아빠도 없이 벌써 아기 엄마가 됐다고 뒤에서 욕을 해요. 그게 생각보다 참기가 힘들더라고요.”라고 미혼모 A씨는 말했다.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은 보육원이나 입양기관으로 보내진다고 한다. 베이비박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만 3백 여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됐다고 한다.

또 베이비박스 관계자는 “지금 우리 나라는 아이가 없다고, 또 어떻게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냐고 물어오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현실은 있는 아기도 해외로 내보내고 있어요.” 프랑스에선 출산·양육과 관련해 20여 가지의 수당이 있고, 한부모에겐 별도의 자녀수당까지 지급하고 있다는 국가정책을 꼬집어 비판하며 이는 “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많이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미혼모나 아이가 경제적 어려움과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선진국 프랑스의 제도와 문화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료 이미지 1

▲자료 이미지 2

▲자료 이미지 3

▲자료 이미지 4

▲자료 이미지 5

▲자료 이미지 6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