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한달만에 ‘주인’ 바뀐 호남

12일 동교동계 좌장 권 노갑 고문이 문 재인의 더불어 민주당(이하 더민주)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더민주는 이제 텃밭에서 뿌리가 뽑혔다. 천 정배, 박 주선, 박 준영, 김 민석 등으로 나뉘어 추진해온 신당 창당 세력도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안 철수의 국민의 당이 마음 줄 곳을 찾던 민심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 소용돌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권 고문의 탈당과 동시 안 신당 입당 선언은 더민주의 텃밭이 하루 아침에 국민의 당 텃밭으로 변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제 전남 3명(김성곤,우윤근,신정훈), 광주 1명(강기정)을 제외한 현역 의원들은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늦어도 20일 안에 전원 탈당이 예상된다.

안 철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호남의 민심은 급격히 움직였다. 광주는 말할 것도 없고 전남 지역까지 안 신당 바람이 불었다. 바람을 실감하지 못한 것은 현역 의원들이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이 통합해야 한다는 명분이 첫째 이유다. 둘째는 문 재인이 언젠가 패권을 내려놓을 경우 공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권 고문이 그들의 ‘고민’을 해결했다. DJ의 대리인으로서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 고문의 행보는 호남 정치인들의 나침반이다. 거물 정치인 부재로 DJ의 빈 자리가 갈수록 크게만 느껴지는 마당이다. 권 고문의 선택이 DJ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는 곳이 바로 호남이다.

이제 ‘만약의 경우’까지를 생각하며 신중 모드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좋게 생각하면 ‘신중’이지만 사실은 정치적 안목 부족이다. 국회의원은 아마츄어가 아니다. 문재인과 ‘친노’의 속성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안철수가 탈당한 뒤 1개월 앞도 못 내다봤다.

이제 의원들은 한꺼번에 우르르 안 신당(국민의 당)으로 몰려 들어가는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 일부 비판 받았던 세력까지다. 문제는 더민주를 옮겨다 놓은 듯한 모습을 보는 민심의 향배다.

총선은 국민의 당과 더민주에 천정배 신당 등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지게 된다. 민심은 급격히 국민의 당으로 쏠리게 돼 있다. 전국적으로 새누리당을 위협할 수도 있다. 총선 승리의 필요 충분 조건은 민심이 원하는 공천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착한 공천’을 하는 당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총성 없는 전쟁은 이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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