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주저하고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3개 지역에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농산물 마케팅 교육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에 무조건 거절 할 수가 없었습니다.

2009년 11월, 갑작스런 아버지 죽음은 집안에 큰 태풍을 몰고 왔습니다. 아버지의 빈자리는 어머니 홀로 감내해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계속된 힘든 노동은 결국 무릎, 허리 수술로 이어졌고, 서울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했던 저는 회사와 고향을 두고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내와 오랜 상의 끝에 전 지난 10년간 정들었던 회사 대신 고향을 선택했습니다. 회사보다는 시골이 저를 더 필요로 했고, 언젠가는 떠나야 할 회사보다는 평생 지켜야 할 고향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제 모습을 보니 이 선택이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5월, 고향인 영광으로 귀농을 하고 어머니를 도와 본격적인 대봉감 과수원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제초작업, 방제작업, 가지치기 등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행복은 그리 길게 가지 못했습니다. 귀농 첫 해, 볼라벤을 비롯한 강력한 태풍 3개가 한반도를 강타했고 제 농장도 그 태풍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태풍이 환상에 빠져있던 저를 꿈에서 깨웠고, 농촌 삶의 어려움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제가 서울에서 공부하고 경험했던 많은 것들이 농촌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농사 경험이 전무(全無)한 제 자신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너무 쉽게 귀농을 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농업인과 귀농(촌)인들이 저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아이들에까지 농장을 물려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할까?

제가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들려줄 ‘농업 품격시대’ 는 바로 제 스스로에게 던졌던 이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영광군과 영광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지역 농업인들과 함께 시도(試圖)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여러분 스스로 더 나은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쩌면 그동안 도움만 받았던 저로써는 당연히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으로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대농(大農)과 고령농(高嶺農) 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농업인이나 중•소농(中•小農), 가공업에 적합한 내용입니다. 이 지면을 통해 여러분들과 소통하며 함께 고민을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그럼 여러분들을 믿고 첫 걸음을 떼어 봅니다.

▲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 약력

2015.03 ~ 현재 별난농부들 영농조합 대표

2013.10 ~ 현재 영광, 영암, 화순 정보화마케팅 강의

2012.05 ~ 현재 귀농, 고향애농장 농장지기

2004.03 ~ 2012.04 ㈜신영증권 전산실 근무

2006.03 ~ 2008.08 중앙대학교 경영학 석사학위

※ 수상경력

2017년 농림식품부•연합신문 주관 귀농귀촌 청년창업 대상

2016년 농촌진흥청 주관 강소농 자율모임체 경진대회 대상

2015년 농촌진흥청 주관 정보화문화 확산분야 최우수상

2014년 전남농업기술원 주관 정보화분야 최우수상

2013년 전남농업기술원 주관 전남 농업 청년창업경진대회 대상

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