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마케팅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단어입니다. 특히,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그렇습니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마케팅’ 이라는 단어에는 홍보, 유통, 판매 등 다양한 의미가 포괄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유명 MD는 “마케팅은 타이밍이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분은 경험상 상품을 홍보할 타이밍, 매입할 타이밍, 판매할 타이밍 가장 어렵고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정의하셨습니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음에도 생활 속에서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수년간 지역의 농민들과 서울 직거래장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장터에서 판매를 잘 하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함께 참여한 농민 분들입니다. 저는 그분들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 분들은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직거래장터에서는 고객과 만나는 그 짧은 시간에 고객과의 신뢰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인데, 그건 그동안 판매했던 경험, 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성과 진심에 의해 좌우된다는 걸 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그건 앞으로 제가 계속해서 배우고 경험해야 할 부분입니다. 저는 판매하는 방법이 아닌 판매를 하기위한 준비과정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어떻게 해야 신뢰를 높일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과 제품의 품격을 더 높일 수 있는지를 지난 5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본인이 생산한 농산물에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을 입혀 격을 높이고자 노력했던 과정을 설명 드리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에 자신이 기획한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

“판매를 공판장이나 농협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해결해 보자!” 라는 목적으로 2013년 강소농(强小農) 자율모임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낮에는 농사일을, 밤에는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에 모여 서투른 자판을 쳐 가면서 지금의 제품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농민 스스로 포토샵이란 어려운 프로그램을 이용해 고민하면서 브랜드 네이밍, 홍보동영상, 명함, 전단지, 쇼핑몰 제작, 명품농산물 과정을 거치면서 괄목한 만한 제품을 만들지기 시작했습니다.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을 통해 탄생한 유기농 오색쌀/오색보리 홍춘이

그 결과 ‘홍춘이’를 비롯한 많은 제품들이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에서 태어났습니다. 특히, ‘홍춘이’ 선물세트는 2016년 모 쇼핑몰에서 전체 판매품목 중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고, 올 해도 가락몰을 비롯한 많은 단체에서 선물용으로 사랑받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초;능력(감식초)’, ‘미스터아로니아(아로니아)’, ‘호언장담(장류), ’욱재당 참꿀‘, ’해창천일염‘ 등 경쟁력 있는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과연 이런 교육이 판매에 도움이 될까?’ 라는 의심과 우려가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농민들, 농업기술센터 정용수소장님(전), 윤혜경소장님(현) 그리고 기술센터 담당 공무원들은 지지와 응원으로 저희 부부에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2013년 10월 재능기부로 시작한 정보화마케팅 교육은 점차 체계적인 교육과정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전국 농업기술센터에서 영광군을 롤모델로 비슷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을 통해 탄생한 미스터아로니아 제품들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을 통해 탄생한 해창 천일염과 죽염세트

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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