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하늘을 쳐다봅니다.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입니다. 높푸른 하늘에 작은 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은 어느 화가의 그림보다 아름답습니다. 올려다 볼 때마다 세상에 이보다 아름다운 풍경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삶에 찌들어서인지, 정서가 메말랐기 때문인지 아름다운 하늘을 즐겨본 적이 언제인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하늘을 보며 40년 전 쯤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나주에 호남비료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독일 기술자들이 있었는데 가을이면 그 부인들이 마당에 의자를 놓고 앉아 하루 종일 하늘을 쳐다보았답니다. 우리 가을 하늘의 아름다움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이지요. 그만큼 우리 가을 하늘은 세계적 ‘명품’이라는 얘기지요. 그런데 제가 요즘 우리 가을에 푹 빠졌습니다. 독일 기술자 부인들이 왜 종일 하늘을 쳐다봤는가가 이해 됐습니다.

사실 언젠가부터 우리 하늘은 뿌옇다는 인식을 가졌습니다. 중국에서 날아든 황사와 미세먼지가 주범이라며 중국 탓도 많이 했습니다. 그 아름답던 우리의 하늘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리도 아름다운 하늘이 아직은 우리에게 있는데 말입니다. 돈 주고도 못사는 즐거움과 만족감, 거기에 내 나라 하늘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자존심까지 선물하는 하늘을 왜 잊고 살았는지 후회가 됩니다. 괜히 손해 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김정은의 핵무기가 한반도를 우중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과거사를 왜곡시킨 세력들이 출범 100일을 갓 넘긴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시끄럽습니다. 특히 ‘문재인 패싱’이니 ‘코리아 패싱’이니 하면서 애국자인 척 합니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특별한 처방을 내놓지 않는다고 비방합니다. 물론 현상을 타파할 책임과 의무는 문재인 정권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상을 초래한 책임은 그들에게 있는데 말입니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장안감인 양 가지고 놉니다. 민족의 존립마저 위협합니다. 한반도 뿐 아니라 지구의 하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해법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어제오늘 새롭게 발생한 상황이 아닙니다. 67년 전 시작된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잠시 전쟁이 중단된(휴전) 상태입니다. 휴전협정의 당사자는 국제연합군총사령관과 북한군총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총사령관입니다.

대한민국은 휴전협정의 당사자 지위조차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끼어들 틈이 없는 것입니다. ‘코리아 패싱’은 그때부터 계속된 것입니다. 오직 북측의 군사적 공격에 대비할 수 있을 뿐입니다. 북‧미간 협상은 시간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은 76년 전의 ‘업보’를 짊어진 문 대통령을 성원하는 것 외엔 할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쟁을 걱정하는 대신 아름다운 하늘을 보렵니다. 오직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갖는 꿈이나 꾸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