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로 잘 알려진 자식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지혜와 노력을 일컫는 말이다. 맹자(孟子)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의 집은 공동묘지 근처였다. 맹자는 상여소리를 비롯하여 무덤을 파고, 묻고, 곡하며, 흙을 다지는 달구질의 노래를 흉내 내며 놀았다. 맹자의 어머니는 깜짝 놀라 “이곳은 자식 기를 데가 못된다” 하며 이사한곳이 시장근처였다.

맹자는 이곳에 와서 노는 모습도 바뀌었다. 가게를 벌여놓고 ‘싸구려! 싸구려!’를 소리 높여 외치며 물건 파는 흉내를 내며 놀았다. 맹자 어머니는 또 다시 학교 근처로 이사 했다. 이곳에 오자 맹자는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며 글 읽는 흉내, 인사하는 흉내, 겸양(謙讓)하는 흉내, 제기(祭器)를 늘어놓고 제사지내는 흉내 등 학생들의 행동을 흉내 냈다. 맹자 어머니는 이곳으로 이사 온 것을 만족(滿足)해하며 “이곳이야 말로 진짜 자식 기를 만한 곳이 구나” 하며 그곳에 눌러 살기로 했다.

맹자는 공자의 손자 자사(子思) 에게 직접 배웠다는 설도 있고 자사의 제자에게 배웠다는 설도 있다. 맹자를 직접 가르친 스승이 누구인지 확실히는 모르나 멀리 어머니 곁을 떠나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맹자는 오랜만에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 학업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어머니는 베틀에 올라앉아 아들이 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베를 짜고 있었다. 갑자기 “어머니!” 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랑하는 아들의 부르짖음에 깜짝 놀란 어머니는 베틀에 앉은 채로 절하는 아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왜 벌써 돌아 왔느냐? 네가 원하는 학업이 이루어 졌느냐?”

맹자는 어머니의 엄숙한 물음에 불안함을 느끼면서 대답한다.

“학업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집니까? 어머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물론 어머니도 이아들이 어마나 보고 싶었겠는가. 그러나 어머니는 짜던 베를 옆에 있던 칼로 주저 없이 단칼에 끊어 버린다. 맹자는 깜짝 놀라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묻는다.

“왜 이러십니까? 제게 무슨 잘못이라도 있습니까?”

어머니는 목소리를 높여 꾸짖었다. “네가 학업을 중단(中斷)하는 것은 마치 내가 짜던 베를 끊는 것과 같다. 배움을 쌓으면 영예(榮譽)를 가져오고, 견문(見聞)을 넓히면 생활이 지혜로워진다. 배움을 중단해 버리면 남의 부림을 받아야 하고, 위험에 빠져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 너는 어느 것을 선택 하겠느냐?” 어머니의 준엄(俊嚴)한 질책(叱責)이었다.

맹자는 배움에 온 열정을 쏟아 마침내 대유(大儒)의 명성을 얻어 온 천하에 떨쳤고 후세에 공자(孔子)에 버금간다 해서 아성(亞聖)으로 추앙(推仰) 받게 되었다. 유향(劉向)의 ≪열녀전(烈女傳)≫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예로부터 훌륭한 어머니는 자식을 ‘맹모단기(孟母斷機)’의 엄(嚴)한 교육으로 길렀는데 요즘의 일부 어머니들은 ‘삼천지교(三遷之敎)’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다. 자식 교육은 맹모단기와 삼천지교를 병행(竝行)해서 가르칠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낼 것으로 사료(思料)된다.

이경일 회사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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