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지자체마다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축제를 열고 있다. 경쟁력 있는 축제는 ‘대박’이지만 대부분의 축제는 ‘쪽박’이다. 영광군도 상사화축제를 비롯, 단오제‧굴비축제‧갯벌축제‧청보리축제‧장암산 철죽제‧노을축제 등을 열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열고 있는 대부분의 축제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해당 지역민들은 축제가 계속되기를 바라겠지만 ‘적자’축제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영광의 경우 상사화 축제는 매년 방문객이 늘어 축제 기간을 10일 까지 늘렸다. 올해 방문객이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열린 갯벌축제장은 썰렁했다. 동네 주민과 관계자들의 숫자가 관광객 보다 많다는 말이 나왔다. 1억 5천만 원 정도 들인 축제가 겨우 명맥 잇기에 급급하다면 재고해봐야 한다. 단오제의 경우는 유구한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축제는 계속 여부를 냉정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반대로 상사화 축제처럼 매년 관광객이 늘어나는 축제에는 과감한 투자를 권한다. 상사화가 절정에 이르는 9월 중순에 다른 꽃 축제가 없다. 관광 시즌이지만 전국적으로 상사화만큼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없다. 전국에서 관광버스들이 밀려드는 까닭이다. 좋은 관광자원이 있다 해도 성공적인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상사화 축제가 ‘대박’행진을 하는 것은 자연 조건이 좋은데다 영광군의 홍보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결과로 평가한다.

군의회 장세일 의원의 지난 6월 영광군의회 1차 정례회에서 한 ‘5분 발언’은 되새겨볼만 하다. 장 의원은 축제 결과를 평가,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주문했다. 표를 먹고 사는 군의원으로서 선거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축제 개최지 지역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말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예산을 낭비할 뿐인 축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같은 지적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지역발전을 외면하는 행태라고 본다.

특별한 콘텐츠 없이 그저 가수들 불러 공연이나 하고 먹거리 장터나 있는 평범한 축제는 발전할 수 없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예산 낭비만 부른다. 축제 이후 지역의 분위기도 좋을 수 없다. 지역민간에 공과를 따지는 갈등을 빚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군민 사이에 축제의 과감한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영광군이 각 축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그 결과에 따른 조치를 주문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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