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근영 영광종합병원 산부인과 과장(의학박사)

산부인과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질염(vaginitis) 입니다. 비록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또한 재발이 많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많은 걱정을 끼치는 질환입니다.

여성 생식기인 질내에는 정상적인 균주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정상 균주가운데 하나인 젖산균(lactobacillus)은 질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당(glycogen)을 분해하여 젖산(lactic acid)을 생성함으로써 질내 산도를 PH 4.5~5.0의 상태로 유지해줍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병원성 균주들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질염이 잘 생기지 않지만 여러 가지 내적 또는 외적인 원인에 의하여 이러한 정상적인 산도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 병원성 균주가 쉽게 자라게 되어 질염이 잘 발생하게 됩니다.

질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균주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생리를 하는 여성들에게 가장 많은 균들은 트리코모나스, 곰팡이 그리고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리 전 청소년 또는 폐경여성의 경우에는 질 상피세포가 얇기 때문에 임질 또는 비특이성 균에 쉽게 감염이 됩니다.

각자 감염되는 균주에 따라 조금씩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비정상 질 분비물, 가려움증, 악취, 외음부 궤양 및 통증 등의 증상을 수반합니다. 일단 질염의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병원에 오기가 꺼려져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여 증상이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에는 치료기간이 길어지거나 치료를 해도 재발이 자주 생기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후 2-3일 이상 증상을 방치하지 마시고 병원에 내원하여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 내원하시는 경우 산부인과 진찰을 받게 되며, 진찰상 나타나는 분비물의 형태나 외음부의 상태에 따라 쉽게 질염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균주를 구분하기위하여 냉검사, 균배양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질염의 종류가 구분되면 질염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일상적인 급성 질염의 경우 약 일주일정도의 약물치료로 치료가 종료되지만 만성적인 질염의 경우 다시 재발하게 되며 그러한 경우에는 치료의 기간이 많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염은 대부분의 경우에 문란한 성생활이 원인이라기보다는 많이 힘들거나, 심한 스트레스가 있는 환경에서 몸의 균형이 깨져서 발생하는 일종의 감기와 같은 질환이므로 병원에 나오시는 것을 꺼려하지 말고 증상이 있을 때 마다 곧바로 내원하여 치료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두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배근영 영광종합병원 산부인과 과장(의학박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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