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총선에 뜻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신문에 출마 뜻이 없는 것으로 기사를 쓴 데 대한 반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기사를 쓴 배경은 이렇습니다. 아무래도 선출직에 뜻이 있어 사무실까지 마련한 것 같은데 해가 지나도록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습니다. 평소 호의적 감정을 갖고 있었기에 관심이 많았지요. 그런데 사무실에 찾아가도 문이 잠겨 있었지요. 그 분과 친한 분들께 물었지요. 광주에서 왔다 갔다 한다고 했습니다. 상식적 판단으로 출마에 뜻이 없는 것으로 보도할 수밖에요.

국회의원의 꿈이 있는 사람은 보통 상당 기간 선거구를 돌면서 주민들과 얼굴을 익힙니다. 인연의 끈을 따라 되도록 많은 사람과 차도 마시고 밥도 먹습니다.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과정이지요. 시간과 경비를 투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링’에 오르느냐 마느냐를 결정합니다. 대개는 일단 출사표를 던집니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출마입니다. 다음 기회를 위한 준비 단계라고 봐야겠지요.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핀잔이나 욕설, 조롱도 감수하며 지역민들과 친해지지 않으면 누구도 당선될 수 없습니다. 왕년에 잘 나갔다고 해서, 인물이 잘 생겼다고 해서, 돈이 많다고 해서 선택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착각입니다. 정치란 책상머리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희생이나 투자를 최소화 하고도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저도 국회의원 한번 해야겠습니다. 국회의원은 전직 고위 관료여야 합니까? 고시 합격해야 합니까? 운동권 경력이 화려해야 합니까? 돈이 많아야 합니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야 합니까? 언론인 출신도 적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정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인맥이나 배경이 좋으면, ‘스펙’이 좋으면 200가지가 넘는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과거 3류 정치 시대와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낙점’만 받으면 까짓것 대충 해도 당선됐었지요. 이제 그런 세월 다 지났습니다. 제가 ‘인재’라면 지금이 기회일 것입니다. 새당, 헌당 할 것 없이 인재 영입한다고 난리지 않습니까? 정치 신인에게 정치권 진입의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낙점’을 못 받아도, 특정 정당의 공천을 못 받아도 개인의 ‘전투력’만 있으면 당선 확률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유권자들로부터 ‘깜’이 된다는 평가만 받으면 당신은 나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입니다. 나라를 위해 도전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횡설수설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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