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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탐방] “아이들과 함께 보낼 시간 갖기위해 귀농을 선택”
잘 나가던 학원강사 접고 염산에서 아로니아 농사
염산면 상계리 ‘영광 농원“ 강동명 대표
조철상 기자 | 승인 2017.09.27 15:19 |

지자체, 특히 농어촌의 가장 큰 고민은 인구 감소다. 전남의 22개 시‧군 가운데 나주‧목포‧여수‧순천‧광양 등 5개시와 광주 인근의 화순과 담양 정도를 제외하면 감소세가 심각하다. 30년 후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영광군도 예외가 아니다. 도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감소세가 완만하지만 노령화 추세는 막을 수 없는 실정이다. 농촌 공동화가 갈수록 두드러진다. 영광읍을 제외한 10개 읍‧면은 눈에 띌 정도다. 농촌 지역 토박이들도 거주지는 영광읍으로 옮기는 추세다. 논밭으로 출퇴근(?)하는 농민이 늘고 있다.

영광군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여건 만들기와 출산, 육아 지원을 늘리고 있다. 입주 기업 임직원들의 주민등록 이전 캠페인을 벌이고 귀농‧귀촌 홍보와 지원에도 적잖은 예산을 투입한다. 당장보다 먼 훗날의 영광에 하는 투자다.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 농부가 돼 희망을 가꾸는 청년농군을 만나 ‘귀농의 변’을 들었다.

때깔 안 좋고 수확량 적지만 친환경 고집

멧돼지‧고라니‧까치‧뱀도 사는 생태계 보전

분말‧즙으로 '영광힘낼아로니에' 브랜드 판매

“형님들과 기술센터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젊고 잘 생긴 청년 귀농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염산면 상계리 영광농원을 찾았다. 내비게이션만 믿었는데 지나쳤다. “쪼끔 온 길로 돌아 가씨요. 보여라우.” 혼자 일하는 할머니 덕분에 금방 찾았다. ‘농원’이라고 해서 깔끔한 울타리에 빨간 지붕을 한 양옥이 있을 것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지나쳤구나 생각이 든다.

화려하지 않은 살림집과 크지 않은 비닐하우스 한 동만 없다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들판 모습 그대로다. 보통 어느 집에나 있는 누렁이가 먼저 반긴다. 아로니아를 수확하는 아주머니들을 향해 갔다. “조심허씨요. 쐐기 물어라우.” 조금은 더울 터. 온몸을 옷가지로 싼 채 일하는 까닭을 알겠다.

수확한 아로니아를 담은바구니들이 여기저기다. 나무마다 많이도 열렸다. 거짓말 보태면 가지가 찢어질 정도다. 들여다보니 아로니아 때깔이 별로다. 장화 신고 챙이 큰 모자에 검은 그물 같은 것 까지 덮어 쓴 젊은이가 웃으며 다가온다. 사전에 전화 통화를 한 사이여서 알아본 모양이다.

듣던 대로 훤칠한 미남이다. 옛날 같으면 촌에서 썩기 아깝단 말을 많이 들었겠다 싶다. 흰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어디서 뭐 하다 왜 왔는지 궁금증이 밀려왔다. 막무가내 물었다.

스스로를 ‘귀농인’이라고 소개하는 강동명 씨(37). 철학과를 졸업하고 학원에서 독서와 논술 강의를 했다. 기독교 동아리에서 만난 동갑내기 김은숙 씨와 결혼, 딸 하율(11)과 아들 은율(6)을 두었다. 은숙 씨도 공부방을 운영했다. 맞벌이 부부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주위의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

학원에서 인기 강사였던 강 씨는 자라는 아들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안타까웠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늦추다보면 아이들이 다 자라 어느새 함께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위해 직업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장인 김영용 씨(64)와 상의 했다. 중국에서 70만평에 아로니아와 배 농사를 하는 장인은 아로니아 농사를 권했다. 스스로 달리 할 줄 아는 것도 딱히 없다. 무조건 장인에 의지했다. 장인은 15000평 땅을 샀다. 바로 지금의 영광농원 터다. 이렇게 2013년 1월이다.

가족과 건강을 위해 다시 시작한 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친환경 농법을 선택했다. 도시 청년과 시골 자연과의 공존은 그렇게 시작됐다. 영광의 농부로의 변신이다. 풀도 베어 없애기보다 자라지 않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영광농원은 그래서 지금도 멧돼지‧고라니‧까치는 물론 뱀까지 돌아다닌단다. 그런데 뱀은 어쩔 수 없단다. “살모사도 있어요. 애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 번 잡아냈어요. 119에 신고하니 금방 와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때깔도 좋지 않고 수확량도 적단다. 친환경 농법 때문이란다. “보통 탐스러운 것을 찾습니다. 하지만 3m 간격으로 심어 충분한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자란 아로니아라 보기는 별로여도 효과는 좋습니다.” 친환경 농법에 대한 확신이 대단하다.

1kg 당 2만 원 하던 것이 지금은 6천원 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시작할 때 장인으로부터 2000원 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경고(?)를 들었기 때문이다. 청년 농군은 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가공 판매에 나섰다. 분말과 즙으로 가공, ‘영광 힘낼 아로니아’라는 브랜드로 만들어 판매에 나섰다. 제품 개발에만 4천만 원을 투자했단다.

초보 농부 강동명은 생면부지의 땅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지만 동네 형님들이 놀아주고 도와주어 이제 고향 같단다. 동네 형님들 이름을 물으니 장석채 이장님과 지재권 회장, 한상면, 한성철, 문수병, 봉남 형님등 이름을 줄줄이 댄다.

“모르는 것이 많으니까 귀찮게 쫓아다니며 물었습니다.” 기술센터의 도움도 많이 받았단다. 이제 영광농원이 아로니아 농사에 최적의 땅이라는 확신을 갖는단다. 일조량과 바람을 이유로 들었다. 경력은 초보지만 제법 농부다운 냄새도 난다.

멧돼지‧고라니‧까치‧뱀과 이름 모를 풀벌레들 까지 안고 살아가는 청년 농군의 표정은 시종 밝다.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긍정적인 사고가 부럽다. 실패란 그의 사전에 없는 것 같다. 우리 이렇게 잘 생기고 매력 있는 청년들이 더 많이 우리 영광 사람이 돼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집앞의 친환경 포도 넝쿨에서 포도 한 송이를 따 들고 농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강 사장, 성공하실 겁니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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