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늘 만남과 헤어짐으로 부산한 하루를 열어가고 마무리하곤 한다. 오늘도 새로운 만남으로 꿈과 희망을 열어가면서 한편으론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만남과 헤어짐을 함께 한 하루였다.

2013학년도에 처음 만났던 예쁜 아이들이 오늘 졸업을 했다. 2003학년도부터 4년 동안 근무했던 학교인 영광고에 2013학년도에 두 번째 발령을 받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자는 생각으로 담임을 희망해 만났던 아이들이 오늘 졸업을 한 것이다. 32명 중 전학을 갔던 1명을 제외한 모든 친구들이 스스로의 꿈을 찾아 오늘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뜻 깊은 날이었다. 항상 산들바람의 속삭임만 있으면 좋겠지만 때론 거친 바람도, 모진 비바람도 이겨내는 것이 인생이기에 흔들림 없이 인생의 항로를 지혜롭게 잘 열어갈 거라 믿고 또 빌어본다.

오전의 헤어짐을 뒤로 하고 오후엔 2015학년도 현재 담임으로 함께 하고 있는 1-2 친구들과 영광노인전문요양원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2014학년도 담임이었던 1-5 친구들과 함께 신하병원 봉사활동을 다녀왔을 때 아이들의 마음이 부쩍 커지면서 의젓해졌던 추억이 있어 올해로 두 번째 학급 봉사활동 프로젝트를 추진해보았다. 일반고의 바쁜 일상으로 인해 여러 번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 단체 봉사는 우리 모두에게 나름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곤 한다.

올해는 ‘행복으로 하나 되는 우리’라는 주제로 공연 활동과 함께 발 마사지 등의 활동을 펼쳤다. 학급 반장을 중심으로 30명의 학생들이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연 프로그램을 함께 협의하고 토의하면서 한 명도 빠짐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모두 최선을 다해 참여하였다. 기타연주, 노래 부르기, 수수께끼, 댄스 활동 등을 준비과정에서 어색해하며 부끄러워하던 것과 달리 실제 공연에서는 마치 실전에 강한 프로선수들처럼 하나 된 모습으로 멋있게 무대를 잘 꾸며주었다. 전체적인 기획과 준비를 맡아준 유수빈, 김도연, 공연의 사회를 진행해준 서혜영, 문병진, 기타 연주를 해준 이동현, 함도규와 함께 그들의 반주에 맞춰 솔로로 노래를 불러 준 김재형, 멋진 래퍼가 되어 준 송민섭, 이창조, 인터넷 자료를 탐색해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는 퀴즈를 준비해 활용한 김도연, 유수빈, 김용휘, 김재형, 김탄영, 마치 메들리를 하듯 함께 한 목소리로 노래를 해준 박유림, 서혜영, 문병진, 송철안, 양시향, 오현지, 김현수, 김탄영, 정지은, 황설은, 김현준, 박수용, 이현화, 김성수, 양준호, 이준호, 여성스러운 멋진 춤을 선보인 문수환, 박유림, 박소희, 안수연, 이서희, 정지은, 파워풀한 동작으로 멋지게 춤 춘 김용, 김재형, 김탄영, 문병진, 박수용, 송민섭, 이창조, 정태성. 함도규. 모두모두 스스로의 자리에서 재능과 끼를 맘껏 발휘하면서 예쁘게 재롱을 떠는 멋진 공연을 펼쳐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진행된 ‘발 마사지’에서는 마치 본인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앞에 모시고 마사지 해드리 듯 손자녀가 되어 성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이젠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철부지가 아닌 듬직한 청년이 되어가는구나 싶어 바라보고 있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뿌듯해지는 희망을 만들어 낸 특별한 날이었다. 특히 어르신들의 야윈 발목을 마사지 해드리면서 본인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이 나려 했다는 말과 함께 봉사 후 바로 할머니께 전화 드렸다는 아이들.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인가? 너무 고맙고 또 감사한 하루였다.

매년 새로운 얼굴을 만날 때마다 어떤 친구들일까 가슴 설레고 기대감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제 2월이면 30명의 친구들을 2학년으로 올려 보내면 3월에 또 다른 학생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올해도 또 다시 만나게 될 새로운 친구들을 기쁜 마음으로 팔 벌려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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