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이낙연 총리가 22일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에 한빛원전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원전이 더 이상 그들만의 방식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정부 지침으로 받아들인다. 또한 경제적 논리보다 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읽힌다. 산자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원자력안전위원회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처리해온 패러다임의 변화다. 그들은 심지어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제기한 부실공사 우려 목소리까지 뭉갠 것이 사실이다.

이 총리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조사단에서 배제하라는 구체적 지시까지 했다고 한다. 원안위는 원전지역 주민들로부터 원전의 안전성 확보가 아닌 원전의 가동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앞장서 막아왔다는 불신이 깊다. 최근 드러난 한빛 2호기 증기발생기 내부에 이물질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은폐해온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 총리의 ‘원안위 배제’지침은 종래의 경제성 위주에서 안전 위주로의 정책적 변화를 시사한다. 원전지역 주민들에게는 늦었지만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다.

민간합동조사단 구성은 22일 김준성 군수와 강필구 군 의회 의장, 심기동 부의장‧김양모‧손옥희 의원 의원 등이 총리실을 방문, 건의한 자리에서 이루어 졌다. 15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한빛원전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청와대와 국회를 방문, 청원한 바 있다. 영광군수가 위원장인 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회(민감)도 이에 동참했다. 영광군 의회도 2회에 걸쳐 원전특위를 열어 조사단 구성과 모든 원전 가동 중지 등의 목소리를 냈다.

조사단 구성 외에도 많은 요구사항이 있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모든 원전의 가동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정도다.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 해도 문제 해결의 천 단초인 조사단 구성이 현실화 됐다. 입장에 따라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하나 된 영광을 보여줘야 한다. 과거처럼 갈등의 사이를 파고드는 세력의 준동으로 순수한 지역민의 의지가 훼손될 가능성도 없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를 밝혀내는 일이다. 제대로 된 조사단 구성이 절실하다. 한수원을 비롯한 학계‧산업계 등에 존재하는 ‘원전 마피아’의 농간에 놀아나지 않을 실력 있는 조사단을 꾸려야 한다. 조사단의 탄생시킨 영광군과 영광군의회, 범대위가 머리를 맞대주기 바란다. 지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공명심이나 개인적 이익은 잠시 접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 다시는 부실과 은폐가 발붙이지 못하는 나라를 만드는 초석을 마련해주길 당부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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