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내년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둔 상황에서 무등일보가 전남도지사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시점을 두고 볼 때 추석 연휴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이 20.7%로 1위를 달렸고 국민의당 박지원 국회의원과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국민의당 주승용 국회의원이 추격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으로 드러났다. 16.1%를 얻은 박지원 의원과는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단 다수 후보가 경쟁에 나선 국면에서 이개호 의원의 선호도 1위는 의미 있는 수치다. 일부 언론의 오래 전 조사에서 장만채 후보에게 뒤진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던 사례에 비춰본다면 지사출마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 전남도에 막강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박지원 의원과 주승용 의원을 제쳤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깊이 들여다보면 이 의원이 선거 막판까지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는 처지는 아닌 듯 싶다. 선거라는 게 단순한 덧셈 뺄셈으로 가늠할 일은 분명 아니지만, 3인의 국민의당 후보군이 지지층의 집중도가 높은 박지원 의원 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졌을 때, 이 개호 의원이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결과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당 각 지지층의 지지율 분포 지형에서도 이개호 의원의 불리한 측면이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각 후보에 주는 표가 비교적 분포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 당 지지자들의 경우 이 의원에 대한 지지도가 몹시 인색한 편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당 돌풍에 일조했던 지지자들의 표심의 벽이 아직은 완전히 와해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장만채 교육감이 14.4%를 기록하며 박 지원 의원을 바짝 뒤쫓고 있는 점도 큰 변수다. 장 교육감이 아직은 확실한 의사표명은 안했지만, 현재의 지지도로 볼 때 교육감 3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지사 출마를 접는다면 장 교육감을 지지하는 표심이 어느 후보에게 쏠릴지는 미지수다.

광주 인근과 중부권에서는 이 의원이, 서부 권에서는 박 의원이, 동부 권에서는 주 의원이 각각 확연히 우위를 지키는, 지역 구도도 이번 조사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통상 동서로 나누어지던 선거 구도가 이 의원이 유력 후보로 떠오름에 따라 3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40대~50대에서는 이 의원이, 60대 이상에서는 박 의원이 선두를 지킨 세대별 지지성향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어떻든 내년 전남지사 선거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민주당과 국민의 당 간에 피 말리는 접전이 예상된다. 호남권에서 현재로선 패색이 짙은 국민의 당 입장에선 그래도 해볼만하다고 여길 수 있는 전남 지사에 총력을 쏟을 게 분명하기에 민주당도 상당한 각오로 선거에 임해야 할 처지다.

그렇다면 각 후보들은 이제 어떤 답안을 마련해야 할까. 이번 조사결과로만 보면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는 정책공약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각 후보들이 각각 자신의 지역과 선호도가 갈리는 세대별 지지에 갇혀있는 형국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쩌면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각축을 하는 양당 구도가 만들어 준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정책 선거…도민들 입장에선 환영할만한 일이다.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