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의 촛불이 원한 것은 한 마디로 적폐청산이었습니다. 이 나라의 기득권자들이 저지른 잘못을 씻어내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대통령에 오른 박근혜의 구속은 적폐청산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제야 나라가 나라다워지겠다는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성은커녕 문재인 정권의 발목 잡기에 혈안이 된 모습입니다. 홍준표를 비롯한 정진석‧조원진‧김진태 등등의 언행은 참기 힘들 정도입니다.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며 정치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역겹습니다. 그들, 보수를 자칭하는 정치 집단은 국민들로부터 “이게 나라냐”는 한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민은 “당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런데도 문 정권의 발목을 잡지 못해 안달입니다. 반성하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 답은 우리 역사에 있습니다. 이승만 정권이 친일청산을 위해 설치한 반민특위를 강제 해산했습니다. 일제의 앞잡이가 돼 국민 탄압을 자행한 노덕술(경찰) 같은 인물을 앞세워 해반 조국의 치안을 맡겼기 때문입니다. 일제의 청산은커녕 친일파들이 여전히 경제와 권력을 누리는 나라로 만든 것입니다. 거기에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진 군부정권의 적폐가 쌓였습니다. 제대로 적폐를 청산한 역사가 없었습니다.

적폐 위에 또 다른 적폐들이 켜켜이 쌓일 수밖에 없는 역사인 것입니다. 광화문 촛불이 아니라도 적폐는 청산해야 합니다. 쓰레기 위에 아무리 좋은 집을 지어봐야 쓰레기 위의 집입니다. 쓰레기를 말끔히 치우지 않고서는 깨끗한 집은 지을 수 없습니다. ‘화합’이라는 미명하에 과거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새 나라’ 건설은 불가능합니다.

저들 자유한국당에 합당한 요구를 해봐야 ‘쇠귀에 경읽기’입니다. 민주당 정권에 요구합니다. 적폐청산에 저항하는 적폐 세력은 과감히 걷어내야 합니다. 국민은 이미 적폐청산을 허락했습니다. 우리 역사에 언젠가 한 번은 과거사를 정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무리 애써봐야 쓰레기 위에 집짓는 결과가 반복될 뿐입니다. 프랑스는 나치 부역자들에 대한 청산을 했습니다. 구체적 증거가 없어 미진했지만 공식적인 청산 절차를 거쳐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렸습니다.

이제라도 과거사 정리에 나서야 합니다. 노무현이 다 못한 과거사 청산을 마쳐야 합니다. 원칙을 정해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절차도 물론 필요하겠지요. 저항도 만만치 않아 지극히 어렵겠지요. 하지만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 “이게 나라다”고 외칠 수 있는 나라가 보고 싶습니다. 북핵 문제 때문에 어렵다고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는 심어야 합니다. 적폐를 청산해야 나라가 강해집니다. 보수언론들이 슬금슬금 과거를 그리워하는 모습 속에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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