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영광읍에서 태어나 영광고 재학중 트럼펫을 익혔다. 원래 이름은 서극남이다. 1958년 쯤으로 기억된다. 매일 밤 10시가 되면 영광읍 우산공원에서 트럼펫 소리가 울렸다. 차도 많지 않고 TV도 없던 시절이라 조용한 밤하늘에 듣기 좋게 울려 퍼지는 트럼펫 소리는 영광읍 사람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1년쯤 계속됐다. 당시 연주한 곡을 서 교수께 물었다. 첫 곡은 이태리 작곡가 카푸아의 ‘마리아 마리’였다. “창문을 열어다오…”의 원곡이다. 세레나데는 감미로운 자장가 같은 슈만의 트로메라이(꿈)로 이어진다. 자장가처럼 차분한 트럼펫은 다시 무거운 엘레지(悲歌)로 바뀐다. 마지막은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가 장식했다고 한다.

“30분 정도 연주하고 내려왔다. 많은 분들에게서 연주가 끝나면 아쉬웠다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한다.

영광에서 음악 교사를 했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섹소폰을 가르치는 한성모 영광 cns오케스트라 단장이 제자다.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연대와 총신대 강사, 연세대 사회교육원 교수로 퇴임했다. 현재는 서울여성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다.

고향에서 갖는 첫 음악회다.

“옛날 우산공원, 바로 이 자리에서 트럼펫을 불던 한 소년이 노인이 되어 내 고향 영광을 소재로 한 노래들을 작곡‧편곡‧채보하여 공연하게 되니 정말 꿈만 같다. 이 벅찬 감동 금할 길 없다.”

마지막 곡인 ‘교성곡’에 해설을 붙인다면?

“이 곡은 한마디로 영광의 노래다. 원불교를 세운 속명 박중빈, 소태산 대종사의 일대기를 노래했다. 가사에 ‘전라남도 영광땅’이라는 노랫말이 세 번 나온다. 그래서 이 음악은 영광의 이야기요 역사이며 영광의 노래다. 1994년 10월 6일 KBS에서 90 명의 합창단과 50 명의 국악관현악단의 반주로 전국에 생방송된 작품이다.”

교성곡의 마지막은 상여 소리 같은데.

“장례식 장면이다. 친구 아버지 장레식 때 공옥진 여사가 요령을 흔들면서 ‘북망산천 어디메고’ 하면 상여꾼들이 ‘어노 어노’하며 주고받는 장면이 훌륭한 음악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 영광의 상여소리를 맨 끝에 삽입했다.”

‘제1회 영광음악제’라고 했는데 연레행사로 할 계획인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갖고 싶은 무대다. 나의 의지 보다는 영광의 의지가 중요하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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