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오늘 나눌 주제는 우리나라 창업의 실태입니다. 농업이 아닌 다른 분야의 현황을 통해 농업의 장점과 비전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주제를 선택하였습니다.

농업 분야는 점진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지만 사라지지 않는 산업이라면, 창업은 매일매일 새롭게 생겨나고 사라지는 분야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유행을 많이 탑니다. 또한, 농업이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소득창출분야라면, 국내 창업의 대부분은 서비스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2014.12월 기준)를 보면 창업이후 평균 58.6%가 3년 미만에 폐업을 하고 있으며, 창업기업의 90%가 상용 근로자가 없는 1인 생계형 중심의 창업입니다. 그리고 89.6%가 서비스 업종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아래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좀 더 자세히 신규 사업체의 생존율을 알 수 있습니다.

창업 첫 해 약 28%가 폐업을, 2차년도에 44% 그리고 3차년도에 54% 가 폐업을 합니다. 그리하여 5차 년도가 지나면 약 33% 업체만 살아남게 됩니다. 그럼 사라진 67%의 신규 사업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통계청 기업 생멸현황 분석, 5년 후 생존율 33%

농업은 육체적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산업입니다. 그래서 다른 어떤 분야의 직업보다 힘들고 고단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고 농산물의 가격 결정권을 농민이 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단점들이 신규 농업인들이 쉽게 들어오는 걸 막는 하나의 진입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신규 농업인과 귀농인들이 실패하는 사례는 위에서 살펴보았던 신규 사업체의 원인과 여러 면에서 비슷합니다.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 그 지역의 특산물이나 토양에 맞는 작목이 아닌 단기적으로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특용작물이나 투기작물 농사는 그만큼 많은 비용과 리스크가 뒤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세세한 준비과정 없이 시작한 농업은 신규 사업체의 소멸과정과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요즘 농업은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회사를 퇴직하고 평생 저축한 돈과 퇴직금을 치킨집에 쏟아 부었는데, 바로 옆에 비슷한 치킨집이 생기거나 경기가 어려워 문을 닫는 이야기는 이제는 식상한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도시의 보이지 않는 자화상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습니다. 우리 농촌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웃을 수 있는 건 올 해 수확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있고, 내년 풍년 농사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별난농부들 공동텃밭에서 수확과 나눔의 기쁨을~

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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