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지 편찬위원장

사드 배치 결정이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경제보복이 장기화 되면서 우리 경제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더는 감내하기 힘든 수준까지 그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특히 현대‧기아 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50%이상 급감해 상반기에만 5조원 정도의 매출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자동차 부품 등 중소 협력업체들에도 불똥이 계속 튀고 있다고 한다. 롯데마트는 중국내 점포 99개소중 74곳이 ‘소방점검’등의 사유로 영업정지를 맞아 길게는 넉달째 문을 닫으면서 그 피해가 5천억원에 이른다니 큰일이다.

무엇보다 중국인 단체 관광이 격감하면서 면세점 매출도 반토막이 나는 바람에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3일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면세점 사업권을 새로 취득한 업체 5곳은 아직 개장일 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피해는 전방위적으로 번져 식품‧게임‧전기차 배터리 등도 고전중이다.

중국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사드배치에 반발하는 것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사드배치와 관련해 협의도, 요청도, 결정도 없었다며 ‘3노(NO)’ 입장을 취해오다 돌연 태도를 바꾼 탓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 보복으로는 사드문제를 풀 수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 사드는 미국이 당사자여서 우리 정부의 결정만으로는 그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을 지속하는 것은 사려 깊지 못한 외교적 처사다. 우리 국민의 여론만 악화시켜 제반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사태확산을 경계하며 신중한 자세를 보여온 경제계가 최근 중국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겉으로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면서 사드를 이유로 경제보복을 하는 것은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일방적 처사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자국 산업의 보호 육성을 위해 사드를 핑계로 한국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24일이면 한-중 수교 25주년이 된다. 그동안 양국은 특히 경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다. 사드보복은 어디까지나 이런 역사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본다. 긴 안목에서 상호협력을 증진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빠른 해결을 고대한다.

정병희 홍농읍지 편찬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