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가뭄으로 힘든 여름은 갔습니다. 옷이 무거워지고 산천의 색깔이 변해갑니다. 세월의 덧없음이 느껴지고 공연히 우수에 젖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묘량면 월암리 쪽으로 바람쐬러 나갔습니다. 상복 입은 사람들이 저만치 있는 마을 뒷길로 올랐습니다. 길가 풀들은 몸의 힘을 뺀 채 하늘거리고 나무들도 겨울 날 채비를 하는 모습입니다. 조금은 쓸슬함이 묻어났지만 길가 감나무에 매달린 누런 감나무 덕분에 나이를 잊어버렸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감을 따 한입씩 베어 물었습니다. 감은 우리를 동심으로 돌아가 한참을 웃고 떠들게 했습니다. 남의 집 감 따먹다 들켜 야단맞았던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배고팠던 시절의 기억이 선연한데 맛있는 감을 따 먹어도 쫓아오는 사람이 없는 농촌이라니! 얼마나 좋은 나라입니까.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아와 TV를 켜니 화난 표정으로 삿대질하며 으르렁거리는 국정감사장이 보였습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가관입니다. 존경은커녕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할 국회의원들이 시정잡배들 보다 천박스러운 말들을 마구 뱉어 냅니다. 그야말로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눈의 티만 보는 집단이라는 생각을 금치 못합니다.

학창시절. 잘못을 저지르면 근신이나 정학 처분을 받습니다. 심하면 퇴학을 당하기도 하지요. 헌데 ‘헬 조선’을 만든 1등 공신들이 여당 의원들을 향해 거품을 무는 모습이라니…. 소가 웃을 일입니다. 그들은 학생으로 치면 퇴학당해 마땅한데 말입니다.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경칭생략)눈에 들어 ‘벼슬길’에 오른 사실을 훈장으로 알고 다닌 사람들입니다. ‘주군’은 교도소에 있는데 벼슬 값 한답시고 큰소리치는 모습을 봐주기 역겹습니다.

그들은 나를, 국민을 슬프게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도 모자랄 판에 문 정권의 발목을 못 잡아 안달이 났습니다. ‘촛불’의 명령인 ‘적폐청산’조차 ‘정치보복’이라며 거품을 물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은 그들의 말을 대서특필합니다. 안팎으로 위기를 맞은 나라를 세우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의 눈은 아직도 국민을 보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보려고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임기가 법으로 보장됐으니 누릴 수 있는 것은 다 누리겠다는 심산이겠지요. 아직 죽지 않은 정치인이라고 알리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모습이 보기 딱합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디에서도 개헌안을 서두르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인의 책임을 담은 개헌안이 나오기조차 어려울 것 같아 걱정입니다. 새로운 나라, 제7공화국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개헌안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국민들이라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 조일근(曺一根 ‧ Cho Il Keun) 편집위원장 약력

생년월일 : 1951. 1. 8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주소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중앙로 19

H·P : 010-4790-1165

e-mail : jigpress@naver.com

※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스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현재/영광문학기념사업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2015-현재/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