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한빛원전 안전성확보 민관합동조사단이 출범했다. 총리실에서 부이사관, 산자부에서 서기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발전 부사장이 참여한 대목은 눈여겨 볼만 하다. 모두 ‘중량급’이다. 이들은 모두 원전의 안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사업자인 한수원의 전휘수 발전부사장의“모든 것이 투명하게 밝혀지길 바란다. 모든 제언과 고언을 경청하겠다” 고 말했다.

모두 진정성 있는 조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하지만 사업자인 한수원 측의 속내는 다를 수 있다. 한수원과 수십 년간 입을 맞춰온 산자부 또한 진정성 있는 조사가 이뤄질 경우 책임과 처벌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우려를 금치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한수원 전휘수 부사장은 “영광에서 살고 있는 사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라고 말했다. 스스로의 잘못을 들춰내지 않는 것보다 안전을 더 중시하겠다는 말이다. 그 말이 지켜지길 바란다.

영광군 의회 손옥희 의원의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인류의 오만에 대한 경고이다. 원전의 위험에 대한 총체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안전을 정부가 책임지고 미래 세대에 핵 없는 세상을 선물하자”는 말은 영광군민의 원전에 대한 불안을 대변하고 있다. 지역민의 불안은 원전 스스로 자초했다. 그 원인은 부실시공과 짝퉁부품 등 위험한 사안을 감추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원전의 적폐청산 차원에서도 절실하다. 사업자인 한수원과 담당 정부 부처인 산자부는 그간 한 몸처럼 인식돼 왔다. 잘못을 지적하고 책임을 추궁했다는 발표는 아직 듣지 못했다. 심하게 말하면 유착 관계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30여 년간 적폐가 쌓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적폐청산 차원에서 이번 민관합동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역민을 대표해 참여한 조사단 관계자들도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 벼슬길이 아니다. 돈을 버는 일도 아니다. 반핵운동은 더욱 아니다. 오직 원전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일일 뿐이다. 몸은 고되고 경제적 보상은 충분치 않아도 사명감으로 임해주길 당부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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